동국대 청소노동자들, 정년퇴직자 충원 요구
동국대 청소노동자들, 정년퇴직자 충원 요구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1.1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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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미충원으로 근무환경 악화 않도록 하겠다”
▲ 15일 오후 12시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에서 '동국대학교/숭실대학교 청소노동자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촉구 및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동국대학교가 정년퇴직자 미충원 방식으로 인원 감축 시도를 하고 있다”며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을 촉구했다.

지난해 동국대학교에는 86명의 청소노동자가 교내 건물 강의실과 화장실 등의 미화 업무를 담당했다. 이중 8명이 지난 12월 31일자로 정년퇴직을 하면서 현재 78명의 청소노동자가 남아있다.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시설관리분회(분회장 오종익, 이하 분회)는 동국대학교와 용역회사 삼구아이앤씨가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정년퇴직자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회는 15일 오후 12시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동국대학교/숭실대학교 청소노동자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촉구 및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정년퇴직자 8명에 대한 인원 충원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숭실대시설관리분회 소속 청소노동자들이 함께했다. 숭실대시설관리분회 역시 동국대학교와 같은 이유로 11명의 청소노동자들이 충원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종익 동국대분회장은 “인원감축이라는 학교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귀 기울여주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국대학교가 정년퇴직자 8명의 빈자리를 하루 2시간 근로장학생 초단기 아르바이트로 채우려는 채용공고가 확인되면서 청소노동자들의 반발은 거세졌다.

동국대학교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동국대 청소근로업무 모집 공고문’을 냈다. 공고문에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하루 두 시간(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중앙도서관(법학도서관 및 기타 건물 포함) 청소 관리 업무 수행할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정명아 노무법인 새날 정명아 공인노무사는 “삼구아이앤씨가 아닌 동국대학교에서 대체인력을 투입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며 “동국대학교 스스로 직접적인 사용자라는 것을 자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동국대학교가 자백한 이상 삼구아이앤씨와 교섭할 이유가 없으니 동국대학교가 사용자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주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동국대학교는 정년퇴직자에 대한 신규 채용은 없을 예정이며 근로장학생으로 인력을 대체할 예정이 맞다고 밝혔다. 동국대학교 관계자는 “등록금 동결 및 인하, 입학금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학교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소노동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근무환경, 노동강도 악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역회사 삼구아이앤씨 관계자는 “학교에서 돈을 받아 운영하는 입장에서 학교와 노조 사이를 중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며 “학교와 노조 모두가 고통분담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동국대학교 본관 총장실을 향해 항의를 하고 있는 모습.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