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위원장 기자간담회, ‘이게 아닌데…’
김주영 위원장 기자간담회, ‘이게 아닌데…’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8.02.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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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맞아 기자들 모았으나 국회 얘기만
노동시간 단축 여야 합의에 질문 이어져
▲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아 27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당초 취지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현안과 관련해 현장을 둘러본 소감을 밝히고 정부와 정치권에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새벽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여야가 노동시간 단축 법안에 전격 합의하면서 기자간담회는 시종일관 이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정작 지난 임기 1년에 대한 평가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이후 어떠한 대책이 필요한지는 거의 다루어지지 못했다.

이날 김주영 위원장 모두발언의 절반은 임기 1년에 대한 소회와 지난 한 주 동안 방문했던 사업장 두 곳의 현안이었다. 김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신뢰받는 위원장, 약속을 지킨 위원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초심을 잃지는 않았는지, 생각과 의지가 약해지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돼 있는 근로복지공단수원지사와 한국철도공사 시흥차량사업소의 사례를 언급했다.

근로복지공단의 경우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퇴근 산업재해 관련 사업과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사업 등 업무량이 늘었지만 충분한 인력과 사무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김주영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공단에서 정작 내부 노동자를 위한 복지는 찾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시흥차량사업소에서 철도차량 정비와 청소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가 추진되면서 만60세 정년을 넘어서는 고령 노동자들이 해고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오랜 노하우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령 노동자의 업무는 정년을 더 늘려서 노동자가 해고되지 않고 자신의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는 듯했다. 김 위원장 모두발언의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는 노동시간 단축 법안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기자들은 가장 논쟁적 사안인 휴일·연장근로수당 중복할증에 대한 입장과 향후 민주노총과의 공동대응 여부 등을 물었다.

실제 27일 새벽 여야가 노동시간 단축 방안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전격 합의하면서 노동계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넘어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이전까지 국회와 한국노총 사이에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주영 위원장은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중복해서 지급하지 않도록 한 국회 합의안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주40시간을 초과하는 휴일노동은 연장노동에도 포함되어 중복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압도적 판결과도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27일 오후 긴급 회원조합 대표자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