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2007년 한국 경제 불투명성 늘었다
[경제전망대] 2007년 한국 경제 불투명성 늘었다
  • 함지윤 기자
  • 승인 2007.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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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은 4%대 초중반…돌발 변수 많아 예측 힘들어

2007년을 맞아 한국 경제가 쉽지 않은 난관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7년은 IMF 이후 10년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싶어 하겠지만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높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책기관들은 조금 높게, 민간 연구기관들은 조금 낮게 예측했다. 산업연구원이 4.5%를 전망한 것을 비롯 KDI와 한국은행은 4.4%로 내다봤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는 4.3%,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4.2%로 추정했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3.8%의 비교적 낮은 성장률 추정치를 내놨다.


어쨌든 모든 연구기관들이 2006년 성장률 5%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2003년의 3.1%, 2004년 4.7%, 2005년 4.0%와 비교하면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흐름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경상수지 전망도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중소기업연구원이 30억 달러, 한국은행이 20억 달러, 산업연구원이 3억 달러의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 반면 나머지 기관들을 모두 적자를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46억 달러, 금융연구원 45억 달러,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30억 달러, LG경제연구원 12억 달러, KDI 4억 달러 등으로 적자 폭을 크게 보지는 않았지만 적자 기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셈. 이 경우 외환위기 이후 최초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대체로 2% 중후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DI 2.4%부터 현대경제연구원 3.0%에 이르기까지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2006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2.4%보다는 대체로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업률은 3.6~3.7%를 예상해 2006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가 많았다.

 

환율·국제유가 여전히 악재
2007년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으로는 역시 환율과 국제유가가 가장 큰 변수로 지적된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는 있지만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글로벌 달러화 약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내수 침체 속에서도 한국 경제를 떠받쳐 왔던 수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상수지 악화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는 대체로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 속에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7년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유가 안정의 점치는 쪽의 시각이지만 여전히 중국의 수요가 있고 중동 정세 또한 예상하기 힘들어 대폭적인 하락세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따라서 배럴당 50~60달러(두바이유 기준)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큰 상승세를 나타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2001년 22달러 수준에 비교하면 고유가 기조의 유지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협요인이 되는 북한핵 문제 또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의 위기 국면과 비교하면 일단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간의 상황이 그러했던 것처럼 언제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도 한국 경제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딘 민간소비 회복
국내 상황으로 볼 때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내수 경기 침체의 장기화가 변수다. 민간소비가 지난해 4.2%를 기록해 2005년의 3.2%에 비해서는 상승세를 탔지만 소득이나 고용이 안정화되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올해는 4%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연구원 3.7%, KDI 3.9%, 한국은행은 4.0%의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내놨다.


이는 일자리 창출이 올해의 30만개 수준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가 28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경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선거를 의식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예측이 힘든 부동산 문제도 경제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폭등세가 지속되어도 문제이고, 또 거품이 꺼지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성장률의 침체가 일자리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이것은 소득의 정체로 이어져 소비가 부진한 악순환 고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소득, 산업 등 거의 사회 전분야에 걸친 양극화의 심화는 한국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보다는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강화시키는 방법이라는 지적이 많다.

 

산업 분야 희비 엇갈려
주력 산업 분야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은 예년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여전히 쾌청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분야들은 고전이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는 2006년 25.9%의 성장세에 이어 올해도 25.1%의 고속성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조선도 2006년 13.0%, 2007년 10.4%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일반 기계(2006년 8.8%, 2007년 8.0%)와 가전(2006년 11.2%, 2007년 7.6%)도 썩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자동차(2006년 2.8%, 2007년 4.4%), 철강(2006년 2.8%, 2007년 3.8%), 통신기기(2006년 4.1%, 2007년 6.3%) 분야는 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섬유(2006년 -12.4%, 2007년 -6.1%)는 추락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 반도체= 하반기 윈도 비스타 PC 출시에 따른 반도체 수요급증, 메모리 업계의 나노 공정 확대에 따른 공급능력 증가 등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임.
▲ 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이 세계 조선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건조선종의 고부가가치화 및 선가 상승 등으로 예년의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
▲ 자동차= 최초로 400만대 생산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판매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 분야에서도 환율 등 악재가 있어 급속한 성장세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 철강= 생산능력이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하겠지만 중국의 급성장 등 악재가 존재하고 있음.
▲ 통신기기= 업체들의 전략제품 출시, 지상파 DMB의 전국 서비스 등에 힘입어 내수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출이 늘어나면서 성장세 유지할 것으로 전망.
▲ 가전= 상반기에는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IPTV 서비스의 본격 도입에 따른 내수 호조 및 2008년 북경 올림픽, 2009년 미국의 전면적인 디지털 방송 전환 예정 등 수출 여건 개선 등으로 높은 성장세 유지할 것으로 보임.
▲ 일반기계= 전반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설비투자 호조 지속에 힘입어 성장세 지속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