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제 해결 없이 노동자 삶 개선 없다
주거문제 해결 없이 노동자 삶 개선 없다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8.0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피부로 느낄 변화’ 우상호 의원, 박 시장에 도전장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성은 무너질 것인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대문구갑)이 박원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민주당에서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선이 예상된다. 우 의원은 박 시장의 시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근본적인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거문제 해결을 통해 서울시민들이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 3선 피로감, 고통의 본질로 들어가야

서울시장에 당선돼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박원순 시장이 잘해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근본적인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 새로운 발상과 접근방식을 가진 시장 후보가 필요하다. 1987년 6월 항쟁과 지난해 탄핵을 통해서 세상을 바꿨던 경험을 가진 젊은 정치인이 필요하다. 그게 우상호다. 서울시장 선거라는 게 항상 정치적 성격을 띤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에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정치 주도세력을 교체할 때가 됐다. 다음 정치세력을 키워 나가는 견인차로서 우상호가 필요하다는 게 출마를 결심한 계기다.

정치라는 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다. ‘서울시민들의 삶이 행복한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특히 주거문제가 사회양극화를 너무 심하게 만들었다. 역대 서울시장들은 이를 중앙정부의 몫으로 놓고 불편을 해소하는 쪽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제는 고통을 해소하는 쪽에 더 관심을 기울일 때가 왔다. 주거문제에 본격적으로 접근하는 시장이 되고 싶다. 서울에 사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도록 정공법을 써야 한다. 당의 강령을 실천하는 서울시장이 되겠다.

박원순 현 시장의 3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됐다. 까다로운 상대 아닌가?

지표상 대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바닥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3선 도전에 대한 피로감도 있고. 대표적으로 잘한 사업을 탁 집을 수 없다. 고통의 본질로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많이 확산되고 있다. 박 시장이 잘못했으니 갈아치우자는 것보다는 더 본질적 측면에서 보자는 것이다. 7년간 해오던 패턴을 완전히 바꾸기는 어렵다. 대통령이 바뀌었는데 서울시에서 시민의 삶이 바뀌지 않은 데서 오는 불안감이 있다. 그것을 파고 들어 차별화를 해보려고 한다. 실제로 잘못한 점은 적지만 ‘또 해?’라는 부정적 인식도 있다. 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준 것 같지는 않다는 불만이 담겨 있다.

서울시 노동정책, 민간 확산에 힘쓸 것

앞으로 지방정부의 노동정책이 많이 강조될 전망이다. 서울시 노동정책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박 시장도 그 문제를 많이 호소했다. 노동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주요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고, 또 법과 제도에 막혀 있고. 엄밀하게 말하면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업자에 대한 단속권이 지방자치단체에는 없다. 차라리 지자체에 (단속 권한을)주면 구청별로 조사할 수 있는데, 현재 제도의 맹점이 있다. 일단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자체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들을 먼저 정리해야 할 거다. 지자체가 할 수 있는 확실한 영역은 자기가 직접 상대하는 노사관계다. 이 지점에서 박 시장은 잘했다. 그렇지만 노동정책에 지자체가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개헌이든 법령 개정을 통해서든 부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원내대표를 했기 때문에 법령 개정에 의원들을 설득하기 훨씬 좋은 조건에 있다고 본다.

현재 지방정부의 노동정책 사례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서울시의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방식, 또 하나는 광주의 당사자 간 합의와 참여를 중심에 둔 사례다. 앞으로 서울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공부문에서도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어서 시에서 노사 대화를 해야 한다. 이것이 민간으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서울시에 노동 관련 위원회가 몇 개 있는데 너무 단절적이다. 노동문제라는 게 일자리 따로, 뭐 따로 세우기 어렵다. 위원회를 너무 쪼개놔서 모든 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조건이다. 가칭 노동사회위원회로 묶어서 노동현안을 한 테이블에서 다루도록 할 것이다. 여기에는 민간의 참여가 관건이다. 민간이라고 하면 특히 사측이다. 사측은 관이 주도하면 노동자 편만 들 거라는 두려움이 있으니 불편부당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노사정 협의에 대해 사실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대부분 경제단체 책임자들을 만난다. 서울상공회의소 같은 곳에 가입된 기업들의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회장이 결정한다고 해서 회원사들이 다 따라오지 않는다. 단체의 대표자들이 모이는 협의체가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느냐는 측면이 있다. 실효성 있는 민간으로의 확산을 고민해야 한다.

서울시 공무원, 그리고 위탁·출연기관 노동자들이 격무와 장시간노동에 노출돼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개선할 생각인가?

박 시장께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의욕은 좋은데 같이 일하는 공무원들이 너무 힘들어 하더라. 서울시장이 관심 있는 분야를 다섯 개 정도로 좁혀놓을 거다. 거기에 범부서 TF를 꾸려서 그것들을 실현하는 데에 집중하고, 그 외 업무는 부서 자율에 완전히 맡길 거다. 그 의미는 각 부서가 자신의 업무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노동시간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갑자기 지시를 하면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해야 한다. 공무원이 다 휴일 없이 일하면 그들의 노동권, 휴식권은 어떻게 되나. 예측 가능한 업무시스템을 통해서 공직자들도 저녁이 있는 삶, 휴일은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킬 생각이다. 실제로 효율성 있게 업무를 분장하면 가능할 거라 본다.

주거문제, 직을 걸고 해결하겠다

현재의 서울시 정책을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주거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대책은 무엇인가?

임기 4년간 직을 걸고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거다.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노동자들의 생활이 개선될 수 없다. 사회적 약자, 가난한 사람일수록 거주지와 직장 사이의 거리가 멀다. 도심지에서 쫓겨나고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이 사람들이 상류층보다 교통비 부담이 훨씬 크다. 이런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가. 상류층은 교통비가 조금 올라도 그들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그러나 봉급생활자들은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

핵심은 주거다. 집값이 오르니까 전월세가 따라 오른다. 전월세나 부동산이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해서 가격이 매겨지는 게 아니라 정글 논리에 의해서 매겨지기 때문이다. 첫째로 전월세 상한제에 준하는 전월세 등록제를 도입할 것이다. 현재 8.2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가 등록하면 재계약시 임대료를 5% 이상 인상할 수 없도록 묶어 놨다. 전월세 등록제를 같이 시행해서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세입자를 늘릴 생각이다.

또 하나는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공공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다. 입주하려면 경쟁률이 몇 10 대 1이다. 유휴지를 찾아서 대규모 공급처를 찾아야 한다.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이거다. 어느 사회든 공공주택이 많은 곳에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 외국 사례를 보면 국공유지 비율이 최소한 30%가 되는 나라가 집값이 안정된다. 우리나라는 땅을 다 팔아먹어서 공공용지가 별로 없다. 공공임대주택을 지어봤자 몇 백 호 밖에 안 되고 다 외곽에 있어서 청년들이 기피한다. 도심지와 좋은 위치에 임대주택 지을 땅을 찾아놓고 있다. 공급을 늘려서 시장의 수요를 조절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청년층, 신혼부부들이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동안 돈을 축적하고, 전세로 가게 하는 거다. 전세의 폭등을 막아서 내 집을 장만하게 하는, 맞춤형 주거 사다리 정책을 준비해 놨다. 가장 고통스러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걸 얹어봤자 해결이 안 된다.

공공임대주택이 주변 시세에 비해서 저렴하지만 사회초년생, 대학생 계층이 부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어차피 국민의 세금으로 짓기 때문에 공짜는 없다. 서울시 임대주택은 지금도 적자다. 주거복지 차원에서 그래도 견뎌내고 있는데, 소규모 임대주택을 지으면 경제적 효과가 없기 때문에 고스란히 임대료 부담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임대주택 규모를 키우면 거기에 상업시설이 들어간다. 결국 규모의 문제가 된다. 지금처럼 100호, 200호가 아니라 규모를 키우면 상업시설을 넣을 수 있고, 건립비용의 일부를 상업시설 임대료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 임차료를 낮출 수 있다. 사회초년생과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서 7~8년만 잘 저축하면 정글에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