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타이어 매각 조건에 무파업 합의 논란
산은, 금호타이어 매각 조건에 무파업 합의 논란
  • 윤찬웅 기자
  • 승인 2018.03.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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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구조조정 저지 투쟁서 강하게 반발
금호타이어 24일부터 총파업 예정
▲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윤찬웅 기자 chanoi@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둘러싸고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와의 매각 MOU에서 파업권 포기를 조건으로 들었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금속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매각 선행조건으로 ‘계약체결일 기준 3개월간 1주일을 초과하여 계속되거나 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는 파업 미존재’에 합의했다. 이는 지난 2일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공개 조건에 빠져있던 내용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는 노동3권을 부정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구조조정 저지 결의대회에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오늘 나온 개헌안에서는 노동3권 운운하던 정부가 해외매각에서 파업은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며 “청와대는 개헌 운운하기 전에 진정으로 더블스타 매각 필요성이 있다면 ‘먹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재길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누가 무슨 권리로 노동자의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마음대로 협약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노총은 이를 민주노조를 위협하는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날 전국 구조조정 사업장 1박 2일 공동투쟁에 돌입했다. 금속노조와 금호타이어지회, 성동조선지회, 한국지엠비정규직지회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 중형조선 살리기, 한국지엠 총고용보장을 골자로 구조조정 저지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조삼수 금호타이어지회 대표지회장은 “어찌 국책은행이 노동3권에 보장된 쟁의권을 포기하라는 합의를 할 수 있느냐”며 산은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해외매각만이 살 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3년 후에는 우리 일자리, 우리 지역 경제는 모두 없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측은 금호타이어가 쌍용차 사례처럼 기술과 특허, 브랜드 이름만을 해외자본에 이용당한 뒤 3년 뒤 매각이 허용되면 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과 노 측의 합의는 19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의 면담에도 불구하고 성사되지 못한 상태다. 조 지회장은 “법정관리는 기업을 회생시키는 방안인데 그걸 청산을 목적으로 협박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어려워질 경우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결의대회 후 금속노조는 산업은행과 광화문 광장에서 노숙농성을 벌일 것이라 밝혔다. 금호타이어지회는 20일부터 릴레이 파업에 돌입, 24일 총파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 ⓒ 윤찬웅 기자 chanoi@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