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지회, 한광호 열사 2주기 노조파괴 그만
유성기업지회, 한광호 열사 2주기 노조파괴 그만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3.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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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노동자들 정신건강에 적신호… 조합원 중 84명 스트레스 고위험군
▲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아산영동지회는 고(故) 한광호 열사 2주기를 기리기 위해 21일 오후 3시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한광호 열사 추모 2주기 문화제-유성기업 노조파괴 책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유성기업 노조파괴의 진정한 배후인 현대자동차가 한광호 열사의 죽음을 책임져야 한다”며 “현대자동차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 죗값을 받겠다고 할 때까지 이곳에서 투쟁해 나갈 것”을 주장했다.

한광호 열사는 유성기업에서의 노조파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중 지난 2016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한 열사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놓으며 헌화했다.

한 열사의 죽음 이후 이를 옆에서 지켜본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유성기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요청했으며 지난해 1월 실태조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실태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지회와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회는 노조파괴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 초조 등 조합원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상황일 것이라고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인권위가 유성기업지회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4명이 스트레스 고위험군으로 선정됐으며 이중 34명에게는 추가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심층면접 결과 이중 12명은 병원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12명은 인권위에서 지정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도성대 유성기업아산지회장은 “심층면접을 통해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드러났으니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발표해 지자체, 회사 등 이해당사자들이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