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긍정적 검토 결정
동국대,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긍정적 검토 결정
  • 윤찬웅 기자
  • 승인 2018.03.21 18:57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원식 등 민주당 의원들 이사장, 총장 면담 후 극적 합의
논란된 용역업체 해약이 남은 문제될 것으로
▲ ⓒ 윤찬웅 기자 chanoi@laborplus.co.kr

52일째 24시간 농성이 이어졌던 동국대 청소노동자 사태가 극적 합의 국면을 맞았다. 21일 학교를 방문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을지로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은혜 의원, 동국대 출신인 전재수 의원은 임봉준 동국대 이사장(자광 스님)과 한태식 동국대 총장(보광 스님)과 만남을 갖고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합의를 도출했다.

의원들과 학교 측의 한 시간여의 면담 끝에 올 상반기 내 직접고용 전환에 대한 긍정적 검토와 작년 정년퇴직 인원 8명 중 4명에 대한 신규 채용에 대한 입장이 결정됐다. 한태식 총장은 면담 후 청소노동자들의 농성 현장에 방문하여 “직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지고 다친 일은 총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렇게 우 원내대표님까지 오신 것은 너무 죄송스럽고 오시기 전에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오종익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시설관리분회 분회장은 “서로 간에 불필요한 마찰로 감정적인 부분이 존재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동국대가 사립대학의 모범이 되는 자리가 됐다”고 답했다.

그간 노동자들과 학교 측은 농성 기간 내내 쓰레기 처리를 두고 간헐적으로 물리적 충돌을 빚어왔다. 노조 측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60~70대의 고령 여성인 터라 육체적, 정신적 피해가 크다는 점을 호소해왔다. 지난 12일에는 직원과의 충돌로 큰 부상을 입은 3명의 노동자가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면담 브리핑을 맡은 유은혜 의원은 “문제가 되는 용역업체에 대해서는 우선 상반기까지 직접고용 전환을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검토하겠다고 하셨다”며 “저희 을지로위원회나 다른 직고용 전환 사례들을 두고 학교 총무처장 등과 노조 관계자가 함께 논의 테이블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태식 동국대 총장이 교직원들과 노동자의 물리적 충돌 사태에 사과하고 있다. ⓒ 윤찬웅 기자 chanoi@laborplus.co.kr

동국대는 지난 1월 하나였던 용역업체를 두 개의 용역업체로 나누어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을 노조 탄압 의혹이 있는 업체에 배정해 논란이 있었다. 노조는 연대 세브란스 병원, 고대 안암 병원 등에서 노조 탄압과 임금 체불 등의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있는 업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히 맞섰고 학교 측은 1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용역업체에 대한 일방적 계약 해지는 어렵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했다.

학교 측은 논란이 되는 업체를 올해 안에 바로 계약 해지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밝혀 직접고용 전환 검토 결정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의 쟁점은 남을 전망이다. 현재 학교 측은 계약 기간 동안 지방노동위원회의 근로감독을 통해서 법적으로 계약 해지의 조건을 찾아보겠다고 밝혔지만 노조 측은 당장 문제가 되는 업체와의 계약은 어렵다는 입장.

한 총장은 “올 한해는 회사와 계약이 되어있어서 변경이 어려우니 노동권 침해가 없도록 근로감독을 적극적으로 해서 (노조가 우려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했으면 한다”며 “우선은 여러분이 빨리 월급을 받아가시는 게 중요하니 월급 받아가시고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또 총장실에 와서 시위해도 좋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학교 측의 직접고용 결정을 환영하고 있지만 논란이 된 용역업체와의 계약에 대해서는 노동권 침해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노조는 내부 회의를 거쳐 직접고용 전환 및 업체 해약에 관해 학교 측과 협상 테이블을 시일 내로 마련하기로 했다.

우 원내대표는 “학교와 노동자가 잘 협조하여 좋은 방향을 찾아나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일 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윤찬웅 기자 chanoi@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