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첫걸음’ 네이버 노동조합 설립
‘변화의 첫걸음’ 네이버 노동조합 설립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4.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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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임금제,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인정받지 못한 노동의 가치 실현”

“네이버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변화는 우리로부터 시작될 것이며, 그 출발은 노동조합입니다.”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지회장 오세윤, 이하 네이버지회)는 2일 노동조합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며 업계에 노동조합 설립을 알렸다.

네이버지회는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초기의 수평적 조직 문화는 수직 관료적으로 변하였고 IT산업이 핵심인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다”며 “회사의 엄청난 성장에도 불구하고 복지는 뒷걸음질 치며 포괄임금제와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업계 노동현실은 열정 페이 노동의 대표적 사례로 일컬어지고 있는 열악한 조건”이라며 “장시간 노동과 과로, 우울과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즐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네이버지회의 출범은 IT업계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는데 견인차 역할이 될 것이며 네이버지회 스스로도 이를 위한 연대활동을 적극 펼쳐나갈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1999년에 설립돼 올해로 설립 19년을 맞은 네이버는 지난해 국가고객만족도(NCSI)조사 검색포털 서비스 부문 11년 연속 1위, CEO스코어 최우수 경영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노동조합의 불모지로 불리는 IT업계 특성상 네이버지회의 설립은 IT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지회에는 네이버 법인을 포함하여 네이버비지니스플랫폼(NBP), 네이버웹툰, 네이버랩스, 라인플러스, 네이버아이엔에스 등 네이버의 자회사 및 계열사 직원들도 노동조합 가입이 가능하다.

네이버지회는 "오늘 우리는 IT노동자의 역사적 전진을 선언하며 자신의 권리를 지킬 것이며 사회적 책무를 다짐한다"며 이를 위해 ▲사회의 신뢰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네이버를 만들 것 ▲투명한 의사 결정 및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 것 ▲열정 페이라는 이름 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연대할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