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0년 무노조 경영 막 내리나
삼성 80년 무노조 경영 막 내리나
  • 노효진 기자
  • 승인 2018.04.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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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삼성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노조의 제안을 삼성이 받아들였다. 삼성전자서비스가 17일 전국금속노조와 협의해 협력업체 직원 약 8,000여명의 직접 채용과 노조 활동 인정 등을 발표함에 따라 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오늘(18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삼성의 80년 무노조 경영이 드디어 막을 내리고 있다”며, “무노조 경영 전략과 범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주장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측은 ▲삼성이 무노조 경영 폐기선언 ▲노조할 권리 보장 ▲삼성 그룹 등 재벌기업이 고용한 50만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천명 등을 요구했다.

17일 삼성과 노조가 맺은 합의에서는 조합원뿐 아니라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모두를 직접고용 할 것과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노조는 이달 내 직접 고용 세부내용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할 것을 목표로 하며 전환대상자는 약 7,000여명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자본과 권력으로 무장한 '골리앗' 삼성에 맞선 노동자 '다윗'의 투쟁이 오늘을 쟁취했다"며 "무노조경영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고통의 역사도 새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측은 “삼성이 지난 시기 단순 무노조 전략을 폐기하는 게 아니라 대등한 노사관계 속에서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파트너 삼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며 “민주노총 차원의 힘을 모으고 협조체계를 구하고 중심을 잡고 확산해나가는 과정을 전개할 예정”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민주노총은 이번 삼성전자 서비스주식회사와의 합의를 계기로 삼성 전 계열사에서 노조 조직화 작업에 나서는 한편, 삼성전자서비스 사례를 모델로 삼아 사내하청 노동자 직고용을 대기업 전체로 확산시키는 활동을 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나두식 대표 지회장은 “협력업체 사장들이 가만히 있어도 정규직 된다며 노조 가입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보고 받았다. 예비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우려의 말을 남기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부사항이 제대로 관철되지 않으면 조합원들과 이재용 부회장을 찾아가겠다”며 강력하게 뜻을 표명했다.

검찰은 지난 6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건물을 압수수색한 이후 12일에도 경원·남부지사 등 지사 관계자 자택을 압수수색해 노무 관련 문서 등을 가져가며 수사를 벌였다. 두 번째 압수수색에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등 노조 관계자가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폐업 및 노조원 상대 표적감사 등 부당 노동행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삼성의 무노조 경영 철회 결정으로 삼성 내 다른 계열사들의 노조 설립과 합법적 활동 등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