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가창력, 그러나 현실은 외모만능주의
완벽한 가창력, 그러나 현실은 외모만능주의
  • 참여와혁신
  • 승인 2007.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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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선택은 ‘전신성형’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원
황금돼지띠라는 2007년 새해부터 가요계에서는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가수가 아닌 연기자들의 노래가 스타가수 노래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특히 영화 <미녀는 괴로워> 속에서 김아중이 부른 노래 ‘마리아’, ‘별’ 등은 각종 벨소리 다운로드에서 연일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낳고 있기도 합니다.

 

‘마리아’는 미국그룹 ‘블론디’가 부른 것을 우리나라 그룹 ‘러브홀릭’이 리메이크해서 불렀고 영화 속에서 김아중이 다시 편곡하여 부른 것입니다.

 

김아중은 탤런트 데뷔 전 가수준비를 했을 만큼 가창력을 갖추고 있어 영화 속에서도 파워풀한 노래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그동안 헐리우드를 비롯해 유사한 스토리의 뻔한 영화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500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는 흥행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일본만화 원작을 매끄럽게 영화화한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의 힘이 컸다고들 합니다.  


외모에 가려진 실력과 진실

 

100kg에 육박하는 체격의 소유자인 한나는 훌륭한 노래실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가수 아미의 립싱크를 해주며 얼굴 없는 가수로 살아갑니다. 또한 음반 프로듀서인 한상준을 짝사랑하지만 그의 마음을 가지는 것에는 영 자신이 없습니다.

아미는 한나가 없이는 무대에도 설 수 없는 처지이지만 뚱뚱하고 못생긴 그녀의 외모를 무시하고 한상준이 한나의 가창력을 인정하며 그녀를 감싸자 더욱 그녀를 못살게 굴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새로운 외모로 재탄생하여 가수로서의 성공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차지하려는 욕심에 성형외과를 찾게 됩니다. 지방흡입술을 비롯해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완벽한 얼굴과 몸매를 가지게 된 한나는 ‘제니’라는 이름으로 가수 오디션을 보러 갑니다.

 

물론 한나가 갑자기 사라져 새 음반 출시와 콘서트 등에 차질을 빚게 된 아미는 가수로서의 생명을 다 하려는 찰나, 예전 립싱크가수였던 한나와 흡사한 음색의 제니를 보고 새출발에 들뜨게 되지만 프로듀서인 한상준은 이제 아미 대신 제니를 신인가수로 키우고자 합니다. 

 

▲ 영화 <미녀는 괴로워>

 

뛰어난 외모와 훌륭한 가창력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입만 벙긋하는 아미 대신 제니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물론 제니는 자신이 이전의 못생기고 뚱뚱한 한나였음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게 되지요. 한상준 역시 성형수술로 다시 태어난 한나를 알아채지 못하게 되고 착하고 여린 제니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러나 제니가 과거의 한나였음이 밝혀지게 되고 제니 역시 콘서트장에서 더 이상 팬들을 속일 수 없다며 가수를 그만두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니의 노래를 좋아하는 팬들과 어느새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프로듀서 한상준의 격려로 제니는 새로운 가수생활을 시작합니다. 

 

<미녀는 괴로워>를 보는 동안 이 영화가 사회에 팽배해 있는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으려하는 건지, ‘그래도 예쁘고 착하면 다 된다’는 캔디형 주인공의 성공담을 보여주려는 건지, 연예산업의 어두운 면을 헤집으려는 건지 조금은 헷갈립니다만, 그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의 발길을 모았다는 것은 지금의 트랜드를 잘 반영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영화 속 이 직업>  음반의 성패를 좌우하는 음반 프로듀서

실제 음반 프로듀서는 음반제작 전 과정을 지휘하는 사람으로 음반의 성패를 좌우하는 역할을 합니다. 외국의 경우 누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느냐에 따라 팬들의 반응이 나타날 정도이고 최근 국내에서도 음반 프로듀서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음반 프로듀서는 크게 음악 프로듀서와 제작 프로듀서로 나눠지기도 하는데, 전자는 음반에 수록될 음악을 중심으로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전체적인 컨셉 결정을 비롯해 작곡가, 작사가, 편곡가 섭외, 녹음지휘 등을 담당하고 후자는 기획에서부터 음반제작에 소요되는 경비조달, 홍보 등을 담당하며 주로 가수가 소속된 음반사나 기획사의 대표를 일컫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음반 프로듀서들은 음반 제작과 관련한 실무경험을 쌓은 후 진출하고 있는데 가수, 작곡자, 레코딩 엔지니어 등의 경력자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이들에게 음악적 감각과 재능은 필수이며 상품으로써의 음반을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엮을 줄 아는 안목도 필요합니다. 

 

요즘 가요계는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실력 있는 음반 프로듀서가 나와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해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