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활동가 일주일에 3~4번 소주 1병 반 마신다
노조 활동가 일주일에 3~4번 소주 1병 반 마신다
  • 성지은 기자
  • 승인 200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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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조직사업 위해…건강 이상 경험 66.4% 달해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음주 횟수와 음주량이 지나치게 많아 세 명 중 두 명은 건강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와혁신>이 노동조합 활동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주 문화 설문 조사에 따르면 노동조합 활동가들 중 평균 1주일에 3~4회 술을 마시는 사람이 40.2%(20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실 경우 적어도 72시간이 경과한 다음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음주 횟수는 상당히 잦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주 1~2회(37.4%, 187명)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매일 마신다는 응답도 10%(50명)에 달했다. 월 1~2회 마신다는 응답은 7.2%(36명)인 반면 술을 마시지 않는 활동가는 5.2%(26명)에 그쳤다.

맥주는 평균 3.54병 마셔

평균 주량은 소주 1.49병으로 드러났다. 소주 기준 주량은 1병이 39.7%로 가장 많았지만 2병도 30.9%에 달했다. 이어서 반 병 12.7%, 1병 반 11%, 3병 8%의 순이었고, 주량을 측정할 수 없다는 대답도 있었다.

맥주는 평균 3.54병을 마셨다. 5병이라는 대답이 40.1%에 달했고, 2병 18.4%, 1병 16.3%, 3병 15.6%, 4병 7.5% 순으로 조사됐다. 10병이라는 응답과 박스로 마신다는 대답도 있었다.

 

맥주의 경우 5병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것은 소주와 맥주 주량 복수 응답이 가능해 소주를 좋아하는 ‘주당’들의 맥주 주량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음주량에 있어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차이가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 소주를 평균 1.73병 마셔 비제조업 1.3병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맥주는 비제조업이 평균 4병으로 제조업의 2.58병보다 크게 높았다. 일반적으로 생산직이 소주, 사무직이 맥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는 통설이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즐겨마시는 술은 소주가 76.6%

그러나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역시 소주를 최고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즐겨 마시는 술을 묻는 질문에는 소주가 76.6%로 압도적이었고, 맥주 15.4%, 종류를 안 가린다 7.2%, 양주 0.8%로 조사됐다. 막걸리로 대답한 경우는 한 사람도 없었다.

술을 마시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직 사업상의 필요가 46%(230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친목도모(31.8%, 159명), 스트레스 해소(17%, 85명), 술 마시는 것이 좋아서(3.2%, 16명), 습관적으로(2%, 10명) 순이었다. 이와 관련 설문에 응한 사무직 노동조합 활동가는 “조직사업에 술이 많이 활용되기는 하지만 다양한 다른 방법을 찾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술을 마시는 것이 앞서 언급한 음주 목적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87.4%(많이 된다 19.8%, 도움이 되는 편이다 67.6%)에 달해 도움이 안 된다는 응답 11.2%(안 되는 편 8.4%, 거의 안 된다 2.8%)를 압도했다. “술잔을 함께 기울이면 아무래도 마음을 터 놓게 된다”는 한 응답자의 말처럼 분위기를 조성하는데는 도움이 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동료 간부, 모임 구성원들과 마신다

누구와 주로 술을 마시느냐는 질문에는 동료간부(36.6%, 183명), 현장조직 등 각종 모임 구성원(29.6%, 148명), 조합원(24.4%, 122명) 등의 순으로 꼽았다. 특기할 점은 제조업의 경우 모임구성원이라는 응답(37.6%)이 가장 많은 반면, 비제조업은 동료간부(43.6%)의 비중이 높았다.

주로 공장에 모여 일을 하는 제조업의 경우에는 현장조직이나 동호회 등을 직접 상대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업무 영역이 분산돼 있는 비제조업은 가까이에 있는 동료간부들과의 자리가 잦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술을 마시는 이유에 대해 조직 사업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함께 술을 마시는 대상은 동료간부나 현장조직 구성원들에 치우치고 정작 조합원은 24.4%에 그치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술자리에서 주로 나누는 대화는 사업장 현안이나 노조 활동에 대한 내용이 73.2%(366명)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음으로 일상적 대화 14.2%(71명), 정치, 경제 등에 대한 내용 10.6%(53명)의 순이었다. 역시 술자리를 업무나 조직사업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나타낸 것이다.

간질환·위장장애 많아

몇 차까지 가느냐는 질문에는 2차가 61.2%로 가장 많았고, 1차 29.2%, 일정치 않음 5.6%, 3차 이상 4%로 답변했다.

자신의 음주량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지나치다는 응답(50.4%)과 적당하다는 응답(44.4%)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났다. 부족하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과음으로 인해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는 응답은 66.4%(가끔 58.8%, 자주 7.6%)로 거의 없다는 대답 33.6%보다 높았다.

술로 인해 건강 이상을 경험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가벼운 이상을 경험한 경우가 50.4%에 달했고, 심각한 이상도 16%에 이르렀다. 없다는 응답은 33.6%였다.

그러나 건강 이상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 경우에도 대부분 ‘아직은’이라는 전제를 달아 건강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건강 이상은 주로 간질환, 위장 장애가 많았다.

올바른 음주 문화를 위한 제언으로는 ‘가능하면 1차로 끝내자’ ‘술은 즐기는 수준에서 마시자’ ‘자기 주량껏 마시자’ ‘술잔 돌리지 말자’ ‘강요하지 말자’ 등의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졌다.

한편, 이번 조사는 11월13~21일까지 민주노총,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장 면접 조사 및 노동조합 현장 방문을 통해 이루어졌고 제조업 250명, 비제조업 250명 등 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