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어] 상식 뛰어넘는 경영혁신으로 신화 만들다
[뉴코어] 상식 뛰어넘는 경영혁신으로 신화 만들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4.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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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중심의 시스템 구축, 윈-윈 가능 기반
미국 철강업체 뉴코어사의 성공 사례
곽강수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일반적으로 전통 제조업의 경우 산업구조가 고도화될수록, 성숙기에 진입할수록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철강산업도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유럽 철강사들의 수익성은 개도국 철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러한 가운데 미국 철강사중 과감한 리스크 부담과 상식을 뛰어넘는 경영혁신을 통해 30년 이상 지속적인 흑자경영과 양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뉴코어(Nucor)사이다.

사실 뉴코어사의 역사는 짧지만은 않다. 1904년 자동차회사로 출발했고, 1958년에는 핵 시설과 전기사업을 하는 Nuclear Corporation of America로 업종전환했다. 그러나 1965년 뉴코어사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면서 파산보호(Chapter 11)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버슨 회장의 과감한 혁신 전략

이때 뉴코어사의 회장으로 취임한 사람이 바로 그룹 내 철강 2차 가공업체의 공장장이었던 아이버슨으로 당시 나이 40세였다. 가까스로 회사를 재건한 아이버슨 회장은 철강 2차 가공에서 오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철강을 생산하기로 하고 1969년 최초로 Darlington제철소를 건설했다.

한편 주로 전기로 설비를 통해 봉형강류를 생산하거나 2차 가공하여 판매하던 뉴코어사의 경영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것은 독일 철강설비업체인 SMS사가 상용화에 성공한 박슬라브 연주기였다.

당시 설비도입 자금 5억 달러를 한순간에 날릴 수 있는 엄청난리스크 때문에 다른 철강회사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그 신기술을 과감하게 채용한 사람이 바로 아이버슨 회장이었다.

이러한 혁신기술을 채용하여 뉴코어사는 1989년 6월 꿈에 그리던 전기로를 통한 슬라브를 크로포스빌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뉴코어사의 역사가 새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고, 평범했던 전기로업체의 아이버슨 회장이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뉴코어사는 고철을 녹여서 바로 슬라브와 판재류를 생산함으로써 고로사들에 비해 월등한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90년대 이후 미국 판재류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뉴코어사가 현재처럼 세계적인 철강업체로 부상하게 된 것은 혁신설비 도입만이 아니다. 바로 종업원 중심의 경영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실 뉴코어사의 역사는 아이버슨 회장의 경영철학 실천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장중심 경영과 인센티브 시스템

그는 1965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 다음 4가지 경영철학을 철저히 준수해왔다. 첫째, 경영층은 종업원들의 생산성에 따라 임금을 결정·관리한다. 둘째, 종업원들은 해고의 위험 없이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도록 한다. 셋째, 종업원들은 정당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 넷째, 종업원들은 자신이 부당하게 대우받았다고 생각되면 언제라도 청원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아이버슨 회장의 경영철학을 구현한 시스템이 바로 현장중심의 경영과 종업원에 대한 인센티브 시스템이다. 조직 계층을 단순화시키고 공장 단위별로 현장에 대한 권한 분산을 통해 의사결정의 신속화를 도모하고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이를 통해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체제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현장의 공장 단위별로 생산성 향상 및 이익 창출 정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조직간 경쟁과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였다. 이러한 인센티브 제도는 종업원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Can Do” 정신을 불어넣으면서 생산에서뿐만 아니라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창출할 수 있었다. 또한 경영진은 종업원들에게 고용을 보장해 주는 비해고원칙을, 종업원들은 비노조원칙을 준수함으로써 종업원 중심의 회사 분위기를 확립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뉴코어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인에는 지속적인 설비확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뉴코어사 성공의 핵심요인은 리스크가 큰 혁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입과 종업원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회사와 경영자 및 종업원간의 Win-Win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노사가 함께 경영혁신 마인드 가지자

우리나라도 국내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국내에서의 제조업 활동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제조기반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노와 사 모두가 경영혁신 마인드를 가지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야 하겠다.

노와 사는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이지만 혼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회사가 없으면 노조가 무슨 소용이 있고 경영자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먼저 경영자들은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이 결국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종업원들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 기업의 경영실적은 결국 종업원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종업원들도 시야를 좀더 넓게 가졌으면 좋겠다. 당장의 이익에 대한 분배보다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보다 큰 수익을 확보하여, 보다 많은 몫을 바라는 거시적인 안목을 가졌으면 한다. 다시 말해서 경영자가 투쟁의 대상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경쟁기업들이 우리의 투쟁대상이며, 이들을 이겨야 우리에게 돌아오는 몫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