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를 위해 지화자!_금속노조 포항지부 INI스틸 지회
우리 모두를 위해 지화자!_금속노조 포항지부 INI스틸 지회
  • 승인 200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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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치는 술잔 속에 동료애와 이웃사랑 듬뿍

INI스틸노동조합 포항지회 ‘사랑의 주점 행사’

 

“여기 과메기 한 접시!”
“예~갑니다, 가요!”

 

 

금속노조 포항지부 INI스틸지회(지회장 최영민)에 ‘잔치’가 열렸다.
모두가 주인이고 또 손님이기도 한 술집에서는 왁자지껄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노랫소리에 목청을 높이기도 하고, 또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기도 했다.
힘든 이웃들에게 내 밥그릇에 있는 밥 한술을 덜어주기 위해 모인 그들이지만 이 행사를 통해 얻은 것이 더 많았기에 의미가 깊다. 무려 3000여 만원이라는 판매금을 이틀 만에 만들어 낸 INI스틸지회의 ‘사랑의 주점 행사’는 모두를 위한 건배의 자리였다.


지난 2000년부터 INI스틸지회에서는 매년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일일주점을 열고, 그 수익을 이웃과 나누는 행사를 가져왔다.
올해에는 이러한 ‘사랑의 주점 행사’를 확대해 만원짜리 티켓 판매를 기존의 1장에서 2장으로 늘려 잡았다. 또한 조합원만 참석하는 것아 아니라 협력노동자, 관리직, 지역노동자 등 모두가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렇듯 나눔의 폭을 확장시켜 만든 이번 행사에서 INI스틸지회는 술잔을 부딪치며 만든 흥겨운 자리를 통해 소중한 사랑과 동료애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모금으로 하면 안 되나요?
이번 ‘사랑의 주점 행사’가 처음부터 모두의 호응으로 이뤄졌던 것은 아니다.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려다 보니 티켓판매 대의원 선거구별 배분 기준을 작년 1인당 1.5배에서 올해 1인당 2배로 늘렸던 것이, 강제 할당이라는 불만을 사게 되었던 것이다.

또, 바쁜 일상을 쪼개기도 부담스럽고, 각자 내고 싶은 만큼 낼 수 있게 성금을 걷으면 안 되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 최동길 홍보실장은 “우리 회사의 임금은 지역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제 우리도 내부의 어려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임단협을 앞두고 노동조합에 좀 더 관심을 갖게하고 서로 간의 좋은 만남을 통한 연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도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술잔 부딪히며 깊은 얘기 오가
아내와 봉사자까지 동원된 집행부의 일일 서빙이 시작되고 조합원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자리는 차고 넘칠 정도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조합원과 협력직원, 관리직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민중가요를 부르고 어깨를 두르며 목청껏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술잔을 들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리는 점점 하나가 되어갔다.
주인도, 손님도 없었던 주점에는 술을 마시다가도 떨어지면 직접 술과 안주를 나르고, 일을 하다가도 ‘술 한잔 같이 하자’는 조합원과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며 집행부는 느낀 점이 많다.

최동길 홍보실장은 “INI스틸 협력직원의 임금수준은 2000여만원 이하이지만, 조합원은 그보다 훨씬 많은 임금이 보장되어 있고 휴일도 조합원은 4조 3교대로 약 7.5일을 쉬지만 협력직원은 3조 3교대로 하루나 이틀 정도밖에 쉬지 못한다”고 말했다.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동조합에서 노력을 해서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고, 또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는 조합원들의 이야기도 듣게 됐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포함해 노동조합의 정책에 대한 의견과 생각을 듣고 나누면서 많은 것을 느꼈죠. 또 자리를 함께 하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들을 포함해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끼리도 조금씩 벽을 허물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 참여하면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앞으로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눔의 도미노를 위한 출발점
이렇게 서로간의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며 모은 돈은 운영위원회를 거쳐 암투병중인 기계팀의 조합원과 소년소녀 가장, 노인복지단체 등 총 9곳에 기부했다.
기부할 곳은 노동조합의 선정이 아닌 조합원과 대의원들의 추천을 통해 정해졌으며 쌀과 현금 등으로 나눴다. 


행사가 끝나고 운영위원회에서 사전 조사 부족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의 폭을 넓혀가기 위한 시작이 큰 성과와 함께 기분 좋게 마무리 되었고, 이것이 든든한 토양이 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모두가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이 행사를 주최한 김용수 수석부지회장은 성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노동조합이 이런 일도 다 하고,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김 수석부지회장은 “노동조합이 하는 일이 머리띠를 두르고 싸우는 일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이러한 나눔 행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이웃을 돕는 것 또한 노동조합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한 “행사할 때 술을 참 많이 먹었는데, 조합원들과 이야기하며 노동조합 돌아가는 사정도 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노동조합의 이기주의가 많이 지적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나눔활동을 통한 참여와 연대가 더욱 확산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나눔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간다는 INI스틸지회의 이번 행사가 더 큰 나눔을 위한 도미노의 첫 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