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가지고 신뢰 쌓으니 답이 보이더라”
“열정 가지고 신뢰 쌓으니 답이 보이더라”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8.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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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업가정신을 찾아서> 미스터피자 황문구 대표이사
인사전문가가 피자업체 맡아 3배 성장 이끈 비결

ⓒ 윤제욱 itsonicelife@paran.com
외식 산업의 시장이 커지면서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피자 업계는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피자헛, 도미노피자, 파파존스 등 미국의 3대 브랜드가 모두 국내에 진출한 가운데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런 피자 업계에서 지난 4년 사이 시장점유율을 거의 세 배로 끌어올리며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토종 브랜드 미스터피자 황문구(57) 대표이사는 피자와 그리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사노무 전문가이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옛 아남반도체)에서 22년간 근무하면서 주로 인사노무 업무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황문구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미스터피자에는 노사관계가 없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지만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가맹점주들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점에 대해 황 대표이사는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는 노사관계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주특기인 인사노무 관리 시스템을 전국 300개 가맹점주들에게 적용시킨 것.

 

황 대표이사는 가맹점들과의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노사협의회 제도를 원용한 마케팅보드를 설치했다. 그리고 모든 경영 정보를 공개하면서 믿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가 말하는 성공의 비결, 그것은 인사노무 전문가다운 발상이었다.

 

 

인사노무 담당자는 최고의 스페셜리스트

사실 국내 기업에서 인사노무 업무, 특히나 노무 담당 업무는 대표적인 3D에다 한직이라고 할 수 있다. 노사관계가 안정적인 기업에서는 관심 밖이고, 불안한 기업에서는 ‘잘해야 본전’이다. 일은 일대로 힘들고 자칫 노사관계가 틀어지기라도 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황문구 대표이사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나라의 많은 CEO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 인사노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경영을 꾸려나가는 것은 사람과 돈인데, 파이낸셜 쪽은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사노무 분야는 기업 운영의 절대적인 성패를 좌우하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치는 필수 과정이 HR입니다. 사람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1967년 대구 대륜고등학교 졸업
1972년 단국대학교 법정대학 행정학과 졸업
1972년 육군 기갑 소위 임관 (ROTC10기)
1978년~2002년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주)

                         전무이사(옛 아남반도체)
1997년~현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용자 위원
2003년~현재 (주)미스터피자 대표이사 

황 대표는 그나마 앰코에서는 일하기가 편했다고 말한다.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오히려 인사노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그래도 국내 기업에는 인사노무 업무를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 밤마다 술잔을 기울이면서 사람을 관리하는 수준으로 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사노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앰코에서 일하는 동안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앰코에서 근무할 때 인사노무 분야 직원들에게 긍지를 심어주려고 항상 노력했습니다. ‘인사노무 분야가 직장생활에 있어서 최고의 스페셜리스트다’라고 말이죠. 재무, 생산, 물류시스템, 구매와 같은 분야는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많은 경험과 연구에 의해서 정형화된 시스템대로 하면 맞게 되어 있는 거죠. 그런데 인사노무 분야는 교과서에 나와 있는 대로만 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면 인사노무 분야의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열 명이 있으면 열 명에게 적용하는 방법이 다 다릅니다. 인사노무 분야가 최고의 스페셜리스트로 구성되어 있어야 효율적, 합리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노사관계와 프랜차이즈 사업은 닮아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의 선택이 좀 생뚱맞다. 22년을 일한 반도체업체에서 그것도 ‘노무 전문가’로 통하던 사람이 피자 업체라니. 하지만 황 대표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한다. “노무 업무와 프랜차이즈 시스템 관리는 닮아 있다”고. 

 

현재 국내 외식 산업의 경영형태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주로 외국의 대형 자본이 들어온 경우에는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서 본사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직영 시스템이다. 이에 반해 미스터피자는 회사와 개별 가맹점주들이 계약을 체결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다. 황 대표는 그 두 시스템의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직영 시스템은 회사가 100% 자금을 가지고 매장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거기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전부 회사 직원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령, 지휘, 보고 이런 것이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집니다. 회사의 영업정책, 마케팅정책이 일사분란하게 적용되는 거죠. 반대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는 모든 가맹점의 점주들이 독립된 사람들입니다. 자기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가맹점 운영 목표는 돈을 벌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직영점 시스템의 가장 큰 단점은 전국에 있는 모든 매장에 본사 직원이 나가서 근무하기 때문에 매장을 운영하는 근무 자세나 열성 등의 측면이 프랜차이즈에 비해 떨어진다는 겁니다. 프랜차이즈는 점주가 내 돈을 내놓고 운영하기 때문에 죽기살기로 합니다. 이렇게 장점도 있지만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의 결정적 단점이 있습니다. 지금 저희가 전국에 300개 매장이 있는데, 이 모든 매장을 일사분란하게 ‘원 컴퍼니’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300개 매장을 고객들이 봤을 때 원 컴퍼니로 만들어내는 것이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의 성공요소입니다.”

 

황 대표이사는 여기서 “전국의 매장들을 하나의 기업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노무관리의 거의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노동조합의 관계에서 파이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데 이것을 분배하는 것을 두고 갈등이 생깁니다.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에 있어 (회사 조직인)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에 브랜드를 띄운다는 것에 대해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브랜드가 유명할수록 가맹점 입장에서는 더 좋은 거죠. 하지만 브랜드가 커지고 매출이 증대되면서 손익을 나누는 문제 등에서는 갈등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회사의 노동조합과의 관계와 프랜차이즈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겁니다. 사실 그 문제라면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웃음) 미스터피자의 스카웃 제의에 흔쾌히 응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일방통행은 안 된다

자, 이제 황문구 대표이사가 반도체 업체에서 피자 업체로 ‘전직’을 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다. 그렇다면 처음 미스터피자에 와서 조직 진단을 한 후에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황 대표는 여기서도 노사관계와 다름없는 진단 결과를 내놨다. 어떤 조직이건 어떤 관계건 마찬가지일 수 있겠지만 역시나 ‘신뢰’가 문제였다는 거다.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에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신뢰 관계가 없으면 안 됩니다. 회사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노사간의 신뢰가 으뜸이듯이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BBK 사건을 검찰에서 조사해서 결과를 발표했는데 국민들이 안 믿는 것과 마찬가지로, 회사가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가맹점이 잘 안 믿습니다. 신뢰관계가 형성이 안 되면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이 신뢰관계입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에 어떤 방법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할 것인가가 첫 번째입니다. 부임해서 조사를 해보니까 전혀 신뢰관계가 없었습니다. 가맹본부만 이익을 많이 챙기고 가맹점은 아무리 죽어라고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인식을 가진다면 가맹점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진단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항상 관건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와 신뢰의 부족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다. 그에 대한 황문구 대표이사의 대답은 ‘귀 기울여 듣기’와 ‘다 열어놓고 대화하기’였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일방통행은 절대로 안 됩니다. 노사 문제를 오래 다뤄봤기 때문에 노사문제에 있어서도 기업의 경영진이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인 지시와 보고를 받아서는 안 되듯이 ‘원 웨이’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부임하자마자 당시 170개였던 가맹점의 전 사장들과 1년에 두 번 1, 7월에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회사의 정책을 하나도 숨기는 것 없이 오픈 했습니다. 사업목표와 회사가 해야 할 일, 가맹점에서 해야 할 일을 사실대로 얘기하고, 광고료 집행까지 상세하게 다 공개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전문 분야’에 맞게 노사관계의 툴을 도입했다. 노사협의회 형식을 가맹점주들과의 관계에서도 적용한 것.

 

“그렇게 1년이 지난 다음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매장의 대표 12명, 그리고 회사의 중역들이 모여 ‘마케팅보드’를 만들었습니다. 마케팅보드는 분기별로 정기 회의를 하고 수시로 회의를 하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노사협의회와 똑같습니다. 노사협의회 제도를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여기에 회사 경영에 대한 모든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유니폼 바꾸는 것부터 신제품 방향 설정 등 모든 것을 다 거기서 갑론을박하면서 싸우고 토론했습니다. 회사 임원들은 의결권이 없이 가맹점 대표에게만 의결권을 줬습니다.

그리고 결정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모든 가맹점에 공문을 보냈는데, 사장 이름과 마케팅보드의 가맹점 대표 공동명의로 보냈습니다. 정말 철저하게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적어도 미스터 피자는 가맹점이 가맹본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안 나온다고 자부합니다. 처음에는 불신이 어마어마했는데 이렇게 만들 때까지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가맹점 대표들과의 빅딜

미스터피자의 ‘거침없이 하이킥’
황문구 대표이사가 취임한 2003년 미스터피자는 전국 185개 매장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2005년 250개 매장에 1800억원, 2006년 300개 매장에 2400억원 등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해, 2007년은 330개 매장 3000억원 매출을 바라보게 됐다.

 

가맹점과의 신뢰 구축에 힘쓰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 매장들의 수준을 상향평준화시킨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made for women’에서 ‘Love for women’으로 이어지는 여성마케팅도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는 회사 조직이 최종 고객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이 거의 없다. 회사는 사업의 파트너이자 1차 고객이라 할 수 있는 가맹점들을 상대하고, 가맹점이 최종 고객들을 대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와 가맹점이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출발점은 될 수 있을지라도 최종 목적지가 될 수는 없다. 고객들은 가맹점을 평가하고, 그것을 미스터피자라는 기업의 이미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맹점이 제역할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사가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대신 가맹점에 확실하게 요구했습니다. 그게 바로 평가 시스템입니다. 본사에서 평가 팀(Store Evaluation System 팀)을 만들어서 1년에 두 번 정기적으로, 그리고 수시로 가맹점을 방문해서 철저하게 평가를 합니다. 제품의 품질, 서비스, 청결,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끼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철저하게 평가했습니다. 이 때는 매정할 정도로 평가를 합니다. 평가를 해서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 올라가게 되면 회사는 지체 없이 그 매장에 포상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 밑으로 내려가면 그 매장은 일정한 기간 유예기간을 두고 재평가합니다. 재평가에서도 점수에 미달하게 되면 그 매장은 1~3일간 문을 닫습니다. 그 기간 동안 본사 사람들과 함께 청소, 서비스, 피자 메이킹 교육을 받습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그게 2번 이상 반복되면 재계약하지 않습니다. 마케팅보드를 설립하고 가맹점 대표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렴하는 대신 가맹점은 평가를 받는 빅딜을 한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최근 2~3년간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하게 올라갔습니다. 그간은 문제가 있어도 회사의 특별한 제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걸 통제할 수 있는 툴을 만들었고, 이 방법에 대해 가맹점들이 기꺼이 동의를 했습니다. 지금은 본사의 SES 팀이 언제 어느 매장으로 갈지 모르니까 가맹점들이 항상 긴장합니다. 상당히 많은 매장이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에 올라왔고, 그것이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직원들에게 비전을 보여 주라

아무리 가맹점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 또한 기업 건강성의 직접적인 척도가 될 수 있다. 미스터피자에는 본사 근무 인력과 함께 8개 직영 매장 근무자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어떤 ‘신뢰’와 ‘비전’을 줬을까.

 

“미스터피자에 와서 단 한 명도 해고시키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경영인이 기업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사람 자르는 일이라는데, 여기 와서 업무 분석을 해보니까 오히려 사람이 모자랐습니다. 외식 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양질의 식재료를 구입하고, 그것을 가맹점이 요구하는 시간에 맞춰 양질의 상태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제공하는 것, 그 다음에 미스터 피자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면서 소비자와 호흡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물류와 마케팅 인원을 상당히 보강했습니다. 아울러 전산 팀을 만들어서 전산을 보강했습니다.”

 

황문구 대표이사는 인사노무를 담당하던 시절부터 ‘비전’이라는 화두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한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은 ‘비전이 부족해서’라고 그 이유를 대는데, 구체적인 비전의 상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고백한다. 사실 이건 조직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황 대표는 나름대로 비전을 정의했다.

 

“직장인들에게 비전이란 자신들이 꿈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의 적절한 성장, 그리고 노력에 맞는 적절한 보상이라고 봅니다. 이걸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선 매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CDP라는 경력개발제도를 제시했습니다. (직영 매장의) 직원에서 부점장, 점장, 그 다음에는 본사의 수퍼바이저, 팀장이 되는 시스템을 체계화시킨 거죠. 회사는 끊임없이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능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 임금도 철저하게 성과급 위주로 한다는 점을 각인시켰습니다. 그 이후에 퇴사율이 현격하게 줄었습니다. 지금은 자체적으로 성장한 인력만으로 부족해서 오히려 외부에서 경력자를 수혈해야 할 정도입니다.”

 

미스터피자는 1년에 한 번씩 전 직원 워크숍을 갖는다. 그런데 미스터피자의 워크숍에는 외부강사의 강의 같은 프로그램이 없다.

 

“워크숍은 철저하게 리프레시 위주로 합니다. 당연히 외부강사는 안 부르고, 사장도 5분만 얘기하고 나머지 시간은 철저하게 그냥 노는 겁니다. 직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는 갔다 와서 이메일을 통해서 합니다.”

 

열정 하나면 된다

황문구 대표이사는 좋은 CEO의 첫째 조건이 ‘열정’이라고 말한다. 그 자신에게도 열정을 다짐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열정을 강조한단다.

 

“직원들에게 여러 얘기하지 않고 하나만 얘기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그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하라고 말합니다. 열정만 가지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든 후회 없는 열정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CEO도 마찬가지입니다. CEO로서의 열정만 가지면 됩니다.”

 

그렇다면 그가 지금 쏟고 있는 열정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그가 꿈꾸는 미스터피자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미스터피자가 국내 피자 업체 중 서열 3위였는데, 지금은 확실하게 2위 브랜드가 됐습니다. 2010년에 미스터피자를 국내 피자 업계 넘버 원 컴퍼니로 만들 것입니다. 모든 직원들이 이 목표에 대해서 공유하고 있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미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즉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결국은 미스터피자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 것입니다. 다음에는 피자업을 탈피해서 외식전문 기업으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CJ를 목표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그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었다.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그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지금은 시간이 모자라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골프도 치면서 그렇게 늙어가고 싶단다.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지만 후회 없이 열정적으로 일을 하고 명예롭게 퇴직하고 싶습니다. 미스터피자를 넘버 원 브랜드로 만들고,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고 외식전문기업으로 만드는 초석을 쌓고, 후배를 위해서 미련 없이 물러날 것입니다. 나중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싶습니다.”

황문구 대표이사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이라면 ‘평범한’ CEO가 아니라 ‘스페셜리스트’ CEO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인사노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경영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그가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