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야” 내 경험과 느낌 만들어야
“난 나야” 내 경험과 느낌 만들어야
  • 김종휘_하자센터 기획부장
  • 승인 2008.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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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아이의 공통점은 뭘까?
내 아이의 ‘성장’ 들여다보기

김종휘
하자센터 기획부장
벌써 아홉 번째 글입니다. 지난 번 글부터 주제를 청소년의 창의력 기르기로 옮겨왔지요. 지난번에는 한 미래학자의 책을 인용하면서 이미 세계는 창의력을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도 다르지 않지요. 그 경쟁력이란 것이 뭔가 따져보다가 가격 경쟁력, 품질 경쟁력, 의미 경쟁력이라는 말을 썼어요.

 

이중에서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은 점차 평준화되고 있어서 창의력과 연관 지어 설명할 것이 별로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의미 경쟁력은 그야말로 청소년 개개인이 지금부터 잘 준비하고 경험한다면 개인이 저마다 언제나 꺼내 쓸 수 있는 마르지 않는 보고라고 할 수 있지요.


해서 창의력을 이렇게 정의해보았습니다. “사람은 서로 다르게 생겼다. 그만큼 나는 너와 달리 내 생긴 대로 살아보고, 경험하고, 느낀다. 그 개성이 잘 살아나면 거기에서 바로 나에게만 생기는 독창적인 의미가 만들어진다. 그걸 이야기하고 상품으로 만들고 서비스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의 밑거름이 되는 창의력이다.” 이렇게요. 지난 번 글에서 약속한대로 오늘부터 세 번에 걸쳐서 그렇게 저마다 자기만의 경험, 느낌, 의미를 쌓아가며 창의력을 기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20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것은 지금은 20대가 된 청년들 38명을 십대 시절에 만나 인터뷰하면서 찾아낸 것입니다.

 

 

⊙ 자원봉사 활동을 합니다

자원봉사 활동은 꼭 나보다 못한 처지의 사람을 돕는 것만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나와 다른 처지에 놓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해보고 같이 행동해서 경험을 넓히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평생 자신은 결코 살아보지 못할 인생의 경험을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얻는 것입니다. 양로원과 고아원 말고도 자원봉사의 영역은 아주 넓습니다. 그런 활동을 찾아보는 것, 찾아가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 함께 무언가를 해보는 것, 그 경험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것 등은 창의력의 큰 자원이 됩니다.

 


⊙ 어른 멘토가 있습니다

이 멘토는 부모와 교사가 아닌 어른을 뜻합니다. 제 나이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세계에서 얻는 것이 따로 있지요. 그것은 소중한 경험입니다만, 그것은 종종 같아지는 경험이고 같아져서 하향 평준화 되기 쉽습니다.


반면에 자신과 다른 세대의 어른 멘토를 만나서 사귀게 되면 세상에서 경험하는 많은 일들을 보다 성숙한 눈과 태도로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금세 느끼게 됩니다. 이때 어른 멘토는 뭔가를 가르쳐준다기보다 나이와 격식을 따지지 않고 그냥 청소년의 친구로서 자신의 이야기와 생활과 경험을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 외국인 친구가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38명의 당시 청소년들은 적잖은 경우 외국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해외여행을 하지 않았어도 국내에서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있더군요. 그중 다수는 영어 회화를 잘 하지 못하거나 손짓발짓으로 소통하는 경우였는데도 말이지요. 이때 중요한 것은 소통이 어렵다보니 대인 관계에서 훨씬 유연해지고 생각하고 추론하는 힘이 길러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단지 어학 공부하는 차원이 아니라자신의 사회적 관심사나 구체적인 일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 경험이 세계를 바라보는 뚜렷한 자산이 되고 있었습니다.

 


⊙ 인터넷 글쓰기를 합니다

이때의 글쓰기란 동호회나 까페 게시판에 글 올리고 리플 다는 경우가 아닙니다.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자신의 일상사를 통해 겪는 성장 이야기를 꾸준히 올리는 글쓰기를 말합니다. 이런 글쓰기가 해마다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나중에 그것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으며 자신이 어디에서 어디로 어떻게 성장 변화하고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성장했다고 글로 쓸 수 있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이런 글쓰기는 나중에 자신의 경력과 개성을 설명하는 좋은 자료가 됩니다.

 


  핵심 또래 그룹이 있습니다 

핵심 또래 그룹이란, 두세 명이든 열 명이든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세 명은 되어야 적당할 것 같기는 합니다. 이는 오랜 동네 친구나 같은 반 단짝 친구를 뜻하는 게 아닙니다. 함께 관심사를 갖는 공통분모가 있어야 하고, 서로 역할을 나눠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소모임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관계에서 청소년 각자는 다른 또래의 또 다른 여러 재능을 더불어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한 개인의 역량이 관계 맺는 타인에 따라 얼마나 크게 확장되는지를 일찍 터득하는 것이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소개하지요. 다음 두 번에 걸쳐서 나머지 15가지를 차례대로 소개할까 합니다. 창의력을 기르는 청소년들의 공통점을 이렇게 먼저 소개하는 것은, 이 글을 보시는 부모나 교사들께서 나의 자녀와 학생은 이 공통점들 중에 어떤 것을 지금 경험하고 있는지 살펴보시라는 뜻입니다.

20가지의 항목에 많이 해당될수록 좋다거나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이 20가지에 내 자녀와 학생의 현재 활동이 어떻게 걸쳐있는지 보게 되면, 그만큼 그 청소년이 자기 생긴 대로 갖는 관심사와 관계의 패턴과 집중력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모나 교사 입장에서 청소년의 창의력이란, 그 청소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발견하는 것이니까요.

 

 

김종휘
하자센터 기획부장, 노리단 단장, 문화평론 및 기획
저서 <아내와 걸었다> <일하며 논다, 배운다>
<내 안의 열일곱> <너 행복하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