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도 민주화’ 금융권 노조 공투본 출범
‘금융도 민주화’ 금융권 노조 공투본 출범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8.05.02 19:09
  • 수정 2018.05.02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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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제 도입 등 6가지 과제 선정
성과연봉제 폐지에서 ‘금융민주화’로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등 양대 금융권 노조 임원들이 30일 ‘금융공공성 강화 및 금융민주화 쟁취를 위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금융공투본) 출범식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금융권 노동조합이 금융공공성 강화와 금융민주화를 의제로 내걸고 공동투쟁본부를 2일 출범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과 금융환경 변화로 인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허권, 이하 ‘금융노조’)과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현정, 이하 ‘사무금융노조’)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는 국내 시중은행 및 금융공공기관 노조 관계자와 카드사·보험사 노조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금융산업은 규제와 관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부 관료들과 이를 악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경영자들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돼 왔다”며 “기업이 경영자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뿌리째 뽑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도 “국민의 자산을 안전히 지키고 국가 전 산업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에 있어서 노동이사제는 필수적이며, 경영 참여를 통해 노동자의 권리가 실현되어야 진짜 직장민주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하는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왼쪽)과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오른쪽).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양대 금융권 노조는 ‘금융공공성 강화 및 금융민주화 쟁취를 위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금융공투본)를 출범하며 6가지 공동 투쟁 과제를 제시했다.

금융공투본은 우선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촉발하는 정책의 철폐 및 개선을 요구키로 했다. 이외에 ▲과당경쟁으로 인한 성과주의 노동탄압 및 시장교란행위 개선 ▲낙하산 등 정관유착, 불합리한 감독규정 등 비민주적 금융적폐 청산 ▲금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등 노동자 경영 참여로 금융민주화 쟁취 ▲신기술 도입에 따른 노동환경 변화 대응 ▲금융의 사회적 역할 강화로 공공성 쟁취 등을 결의했다.

출범식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반노동자적이고 자본에게 무한한 자유를 제공하는 금융 정책, 인위적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제반 정책에 맞설 것”이라며 “금융산업이 사회에 올바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금융공공성을 강화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특히 “금융노동자의 경영 참가로 금융민주화를 쟁취하고, 블록체인 기술 도입 등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출범식 후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이어졌다. 발제를 맡은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대의 노동계약에서 노동자는 (임금)채권자로서의 속성과 주주로서의 속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이사 추천의 형태로 경영 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회사 지배 원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