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년, 거리로 나온 ‘사장님’들
문재인 정부 1년, 거리로 나온 ‘사장님’들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8.05.09 19:01
  • 수정 2018.05.11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권 보장 약속 이행 요구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건설, 퀵서비스, 방과후강사, 대리운전 등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모여 현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1년이 다 되도록 노동기본권 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서비스연맹, 언론노조 등에 소속된 특수고용직 조합원 400여 명은 이날 결의대회를 열어 ▲노조 설립을 가로막는 행정지침 시정 ▲국가인권위의 노동3권 보장 권고 즉각 이행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전면 적용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 개정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인 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인 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특수고용노동자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내용의 발언이 줄을 이었다. 발언자들 사이에서는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왔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지 1년이 지났지만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헌법상 노동3권으로부터 배제된 현실”이라며 “아무리 국민들로부터 칭찬 받는 문재인 정부라 해도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송찬흡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장은 “덤프연대가 설립되고 건설노조로 이어지는 동안 대통령이 4명이나 바뀌었다”면서 “더 이상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건설노조가 오는 6월말 7월초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배일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1년만 기다려 달라고 해서 기다렸다”며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선규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남북 정전협정 체결 65년 만에 종전선언이 언급되는 분위기에 빗대 같은 해인 1953년에 제정된 노조법도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법은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에 관해 규정한 법률이다. 노조법 2조는 노동자의 범위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생활하는 자”로 명시하고 있는데, 상당수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조 설립신고서가 반려돼 왔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 대리운전노조의 설립신고서를 반려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편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229만 명에 이르는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자본은 ‘자영업자’, ‘사장’, ‘프리랜서’라고 이름표를 붙여놓고 언제든 자신들에게 유리한 노동조건을 제시해 이를 거부하면 계약해지를 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더 이상 시간 끌기로 특수고용노동자를 우롱하지 말라”며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 부근 청운동치안센터 앞까지 행진했다.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건설, 퀵서비스, 방과후강사, 대리운전 등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모여 현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1년이 다 되도록 노동기본권 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