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공짜노동, 인력부족, 인권유린 심각”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 “공짜노동, 인력부족, 인권유린 심각”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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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국제 간호사의 날 맞아 기념 토론회 열어
10일 오후 1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의료기관의 노동인권 보호와 노동존중병원을 위한 과제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10일 오후 1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의료기관의 노동인권 보호와 노동존중병원을 위한 과제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은 2018년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개최한 ‘의료기관의 노동인권 보호와 노동존중병원을 위한 과제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간호사들의 현장 발언 시간에는 대한민국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에서 겪고 있는 공짜·장시간노동, 인력부족, 노동인권 유린, 태움 등의 심각성을 폭로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희생정신으로 강요되는 ‘공짜노동’

홍슬아 경희의료원지부 정책부장은 공짜노동과 장시간노동, 교대근무에 시달리는 간호사 실태를 증언했다. 홍 정책부장은 “간호사들은 한 달 스케줄이 나오면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불규칙한 3교대(데이-이브닝-나이트) 근무를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나이트로 불리는 야간근무 때문에 많은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그는 “간호사의 나이트 근무는 당직의 개념이 아니며, 낮 근무보다 돌봐야 할 환자가 더 많아져 시간에 쫓기듯 일을 해야 한다”며 “근무하는 병원의 식대가 2,500원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 식대가 2만 원을 넘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렇게 일을 해도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도 업무가 발생하고 업무가 많아 정시퇴근을 하지 못하고 시간외근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시간외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는 공짜노동”이라며 “병원에서는 별보고 출근하고 별보고 퇴근하는 간호사들의 장시간노동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가 54개 병원 7,703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현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업무준비를 위해 일찍 출근하고, 업무를 다 마치기 위해 퇴근이 늦어져도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70.6%(5,437명)를 차지했다. 근무시간외에 업무관련 교육이나 회의, 워크숍 참석 시에도 별도의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응답 역시 55.5%(4,277명)를 차지했다. 병원이 공식적으로 진행한 각종 행사에 동원되어 시간외근무를 하게 된 경우에도 별도의 수당이나 지원이 없다는 응답도 54.9%(4,231명)로 나타나면서 병원 내 공짜노동이 만연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나는 간호사인데 환자는 나를 아가씨라고 부른다”

조옥희 부산대병원지부 교육부장은 폭언, 폭행 등 노동인권 유린에 내몰린 간호사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조옥희 교육부장은 “병원에서 의사, 특히 교수나 수술실 안의 집도의는 사기업의 사장만큼이나 절대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당하는 인권유린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병원의 폐쇄적인 조직문화 탓에 간호사들은 주의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가 현장 실태조사와 동기간 진행한 유형별 갑질 사례 조사결과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로 인한 폭언, 폭행에도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사례에는 근무 중 반말, 욕설, 모욕적인 말, 무시하고 비하하는 말을 들었다는 간호사들의 사례가 줄이었다.

  • 보호자 : 평생 따라다니면서 간호사 못하게 하겠다/민원 넣겠다
  • 의사 : 야, 너 등 반말/잔말말고 해라/(아파서 병가 들어가는 직원에게)무책임하다/(병가 연장하자 간호부에게)같이 일 못한다.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 달라

조옥희 교육부장은 “우리는 환자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당해도 의료진이기 때문에 아픈 환자를 거부할 수 없다”며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 때 보다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해서 ▲태움 근절 등 건전한 병원 조직문화 조성 ▲간호인력 확충 및 전문성 강화 ▲간호서비스 질 제고 ▲간호인력 정책 기반 조성 등의 내용이 담긴 종합대책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안전병원·노동존중일터 만들기’를 목표로 4OUT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4OUT운동이란 의료기관에 만연해 있는 태움, 공짜노동, 속임 인증, 비정규직 4가지를 근절하기 위한 운동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간호사가 안전해야 환자가 안전하다”며 “4OUT운동을 통한 일터혁명으로 환자가 안전한 병원, 노동이 존중받는 병원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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