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전 위원장 가석방, 민주노총 “뜨겁게 환영”
한상균 전 위원장 가석방, 민주노총 “뜨겁게 환영”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8.05.18 15:24
  • 수정 2018.05.18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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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수감 2년 5개월… 형기 반년 남기고 출소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015년 12월 10일 은신 중이던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하기에 앞서 조합원들에게 결의를 표현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015년 12월 10일 은신 중이던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하기에 앞서 조합원들에게 결의를 표현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으로 오는 21일 출소한다. 민주노총은 한 전 위원장의 가석방이 확실시 되자 18일 오후 성명을 통해 “조직활동가로 돌아오는 한상균 동지를 뜨겁게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박근혜 정권에 맞서 투쟁하다 구속된 지 무려 2년 5개월 12일,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12일 만의 가석방”이라며 “의례적인 환영의 입장을 선뜻 내놓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형기의 대부분을 마친 후에야 밖으로 나오는 데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성탄절 특사’로 한상균 전 위원장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한 전 위원장은 “사면을 기대도 하지 않았었고, 정부 결정에 대해 조금도 비판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존중세상은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이루지 못한다면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한 전 위원장의 옥중편지를 인용해 “민주노총의 힘이 부족한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반면 민주노총은 한상균 전 위원장의 실형에 부당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한상균의 진짜 죄목은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을 강요한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총파업을 벌이고, 13만 민중총궐기와 세월호 진실을 가리려는 차벽을 뚫기 위해 몸을 내던진 죄”라고 주장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을 지내며 정리해고 반대 파업을 77일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복역, 2012년 8월 만기 출소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14년 말 민주노총 첫 위원장 직접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임기 시작 반년 만인 2015년 6월 경찰은 집시법 위반, 일반교통 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한 전 위원장은 그해 11월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 때 모습을 드러낸 뒤 경찰을 피해 조계사에 은신하다 12월 10일 자진 퇴거해 체포됐다.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를 비롯해 각국의 노동단체들은 한 전 위원장의 석방을 한국 정부에 공식 권고·요청하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네덜란드노총과 미국노총으로부터 받은 인권상 상금 전액을 투쟁사업장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국제적 관심에 성의를 표했다.

민주노총은 한상균 전 위원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계급으로 굳어진 불평등 문제 해결과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노조 조직률 30%, 600만 노총 시대를 위해 미조직·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한 명의 조직 담당자가 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