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민변 “삼성과 공권력 유착 의혹 진상조사 하라!”
금속노조·민변 “삼성과 공권력 유착 의혹 진상조사 하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05.21 10:33
  • 수정 2018.05.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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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故 염호석 시신탈취 공모 조사 촉구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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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와 삼성노조파괴대응팀을 구성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은 18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팀에 삼성과 공권력 유착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2014년 삼성의 노조파괴행위를 규탄하고 노조의 승리를 염원하며 자결한 故 염호석 조합원의 장례절차에 경찰의 공권력이 부당하게 개입됐고, 삼성과 유착되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류하경 변호사는 “최근 검찰 수사결과로 삼성이 故 염호석 아버지에게 6억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삼성이 돈으로 아버지를 매수해 유언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노조의 투쟁을 무력화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당시 유서에는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을 더 이상 보지 못하겠다며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시신을 안치하고 이후에 화장해 뿌려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유가족들이 노동조합장을 치르기로 서약서를 작성했으나 삼성의 공작으로 인해 고인의 뜻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삼성이 짠 계획에 유감스럽게도 실행은 경찰이 했다. 이는 법률을 집행한 게 아니고, 삼성의 이익을 집행한 것뿐이다”라며 “공권력이 잘못 했을 때는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히고 일벌백계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고 관계자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황수진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외협력부장은 “카톡방에 자결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을 때 안타까운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모두가 찾아 헤맸다”며 “결국 차 안에서 외롭고 차갑게 식은 동료를 발견했을 때 마음이 찢어졌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밤잠을 이루지 못 한다”며 “동료를 잃은 기억만으로도 너무나 고통스러운 데 경찰들에게 범죄자 취급을 당하며 일방적으로 폭력적으로 진압당한 기억은 도저히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고 고백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 경찰청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해 경찰권 행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거나 의심이 되는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민변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경찰의 행위들을 낱낱이 적어놓은 진정서를 작성해 진상조사위원회에 제출했다. 삼성과 경찰, 검찰 공권력의 유착 의혹을 밝혀 끊어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