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최저임금 개악 말라” 국회서 대치
민주노총, “최저임금 개악 말라” 국회서 대치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8.05.23 09:50
  • 수정 2018.05.2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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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100m 집회신고 내고 정문까지 기습 진입

일부는 본관 등지고 연좌농성… 경찰, 경고방송

“최저임금제도 논의, 국회 아닌 최임위에서 해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국회 정문에서 ‘국회는 최저임금 개악논의 중단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국회 정문에서 ‘국회는 최저임금 개악논의 중단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명환, 이하 ‘민주노총’)이 21일 오후 기습적으로 국회의사당 일대를 점거했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당초 오후 12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과, 1시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서여의도지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었다. 사회자가 자리를 정비한 후 결의대회 시작을 알리면서 국회 정문을 향해 진입하자고 소리쳤다. 그러자 참석자들이 국회의사당 앞 교차로 쪽으로 삽시간에 달려 나갔다.

이들은 ‘국회는 최저임금 개악논의 중단하라’라고 쓰인 피켓을 펼쳐 보이며 구호를 외치는 등 경찰 병력과 대치중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 담을 넘어 내부로 진입하려던 민주노총 조합원이 발목을 다치는 등 부상자가 생겼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국회 내부로 진입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는 오후 12시 30분 기자회견을 위해 미리 내부로 들어가 있던 조합원 20여 명이 연좌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국회 경비대는 이들에게 해산을 명령했으나,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발언에 나서거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저임금제도는 정단 간의 정치적 흥정거리여서는 안 된다”면서 “노·사 당사자가 배제된 채 국회의원 몇몇이 앉아 일방 처리하려는 제도 개악 추진 상황은 개탄스럽다”고 국회를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여부를 국회 입법이 아닌 노사정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주장해 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해 제도개선TF를 구성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여부와 지역 및 업종별 차등적용, 가구생계비 반영,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의 과제를 논의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과 식대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반면, 노동계는 이에 반대하며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결국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올해로 공을 넘겼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아울러 산하 13개 지역본부는 결의대회 하루 전인 20일 각 지역별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