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훈련, 기업 혁신 좌우할 핵심 과제
교육훈련, 기업 혁신 좌우할 핵심 과제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8.06.15 18:15
  • 수정 2018.06.15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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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의식 변화’에 초점 맞춰야

[커버스토리] 기업 교육훈련의 오늘 ①

치열한 경쟁 속에 오늘날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들의 역량을 제고하는 것 역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누구나 의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기업에서 교육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의 고민은 깊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고 산업과 기술이 변화하면서 노동 역시 그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동자들의 일과 삶 역시 거침 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를 읽어낼 수 있는 안목을 갖춘 기업이, 꾸준하고 참여 중심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기업만이 미래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조직이나 ‘사람’의 중요성을 얘기하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 조직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느 기업이나 우수한 이들을 원하고, 이들을 관리하며, 구성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조직의 발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기업 교육훈련의 일반적 구분

기업에 따라 수준과 정도 차가 다르지만,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굳이 정의해 보자면 기업의 교육훈련이란 경영 및 생산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사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을 말하며, 그 목적은 기업 인재 육성, 직무역량 강화, 조직 구성원들 간의 화합과 협력, 나아가 자기개발 등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나 여타 교육기관이 갖고 있는 교육훈련의 목적과 비교해 보자면, 기업의 경우 좀 더 명확하다. 점점 더 빨라지는 시장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에서 새로운 지식, 정보, 기술 등을 구성원들이 습득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내부적으로 이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목적을 고려했을 때 구성원들이 각자의 직무나 필요한 상황에 따른 지식이나 정보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조직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개개인의 능력 개발 등의 요소를 감안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각 기업마다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하지만 큰 범위에서 몇 가지의 유형 구분은 가능할 것이다.

우선 임직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법정의무교육을 꼽을 수 있겠다. 개인의 정보보호 교육, 산업안전보건 교육,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등을 들 수 있겠다.

또한 새로 입사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입사원 교육 역시 대부분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교육으로 회사의 핵심가치, 조직에 대한 이해 등을 목표로 하며, 새로 채용된 이들에게 조직 및 업무에 적응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단순히 사내 정보나 시설 등에 대한 안내는 물론, 커뮤니케이션이나 팀 빌딩 등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규모나 전통이 있는 기업에서는 회사 선후배 간 교류의 기회를 만들기도 하고,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은 이들에게 비즈니스 매너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기도 한다.

회사 생활을 통해 진급을 하거나 진급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는 관리자로서의 소양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리더십 교육도 매우 일반적이다. 더 나은 조직 및 조직원 관리, 목표 설정 및 관리 등의 내용을 다루며, 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단골 메뉴다.

마지막 범주는 우수한 구성원이 곧 기업의 역량이라는 시각 아래, 구성원 개인의 자기개발을 위한 기업 차원의 투자도 폭 넓게 추진된다. 단순히 직무역량과 관련한 내용뿐만 아니라, 외국어, 교양상식, 취미생활에 이르기까지 자기개발 교육은 그 폭이 넓고 각 기업마다 운영하는 행태가 다르다.

오래된 이분법, 지식이냐 직무숙련이냐

그동안 널리 쓰이는 ‘교육훈련’이란 표현이 가리키고 있는 것처럼, 자사 노동자들의 역량을 끌어 올리기 위한 시도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지식(knowledge)의 측면이 강조되는 경우엔 ‘교육’의 범주 아래, 직무숙련(skill)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훈련’으로 구분됐다.

크게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범주가 아닌 경우에는, 무언가 근본적인 필요성이 부각되었기 때문에 모색되었다고 보기엔 어려울 거 같다. 그때그때의 필요성과 구성원들의 요구, 사회적 트렌드에 맞춰갔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가령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는 화두가 사회 전반에서 유행할 즈음부터 앞다투어 기업이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하지만 구성원들에게 왜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지에 대한 명확한 고민과 목표가 부재한 상태에서 유행을 좇은 프로그램들은 금세 인기가 시들해졌다. 혹은 구색을 맞추는 수준에서 일회성 강연에 그치는 정도로 전락했다.

기업의 교육훈련 담당자들 역시 이와 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 개인차가 천차만별인 가운데 호불호가 극명하고, 그에 따라 교육에 참여한 이들의 성취도나 만족도가 제각각이며, 무엇보다 단기간 교육의 효과라는 게 불분명한 범주라는 인식이 공통적이다.

간혹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구성원들이라 하더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회사라는 공간 밖에서의 경험을 선호하고 원한다.

이와 같은 현실적인 결과는 교육훈련의 방법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 1 대 다수로 한 사람의 강연자가 여러 명의 교육 참여자를 상대로 일방적인 내용의 전달에 그치는 경우와, 참여와 소통을 통해 함께 주제에 대해 모색해 볼 수 있는 경우는 프로그램의 만족도와 성취도가 사뭇 다를 것이다.

하물며 일방적인 강연 방식의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의 필요나 선호와 무관하게 강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몰입도 저하가 더욱 가파를 것이다. 사회적인 유행이나 트렌드와 별개로 교육훈련의 만족도나 참여도, 성취가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를 잘 설명한다.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례가 다양한만큼, 교육훈련에 대한 구분과 일반화는 별 의미 없는 것으로 읽힐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단순한 도식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기업의 교육훈련이란 것이 종국에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어떤 모습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교육훈련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과 답이 결국 우리가 찾고자하는 바일 것이다.

교육훈련의 본질,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

대중들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표현처럼,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기업의 교육훈련은 무엇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가 회자되기 이전부터 자동화와 정보화 기술을 발달로 인한 변화의 물결은 계속 밀려오고 있는 현실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많은 일들이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 전망된다. 센서와 연결된 각종 디바이스는 가장 숙련된 장인의 손끝도 곧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만약 ‘사람’이 사라져도 무방하다면, 앞서 언급했던 기업교육의 본질은 무엇이 남게될 것인가?

앞서 많은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몇 가지 범주에서 구분해 보았다. 비슷한 방식으로 교육훈련의 콘텐츠에 따라 일반적인 사례들을 좀 더 열거해 보자면 리더십, 업무수행, 영업마케팅, CS서비스, 조직활성화, 테크놀로지, 외국어, Cross-culture 등도 많은 기업들이 구비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일 것이다. 혹은 교육훈련의 방법에 따라서도 열거할 내용들이 많다. 오프라인 집체교육, e-러닝 교육, 모바일 러닝, 독서연수, 세미나, 포럼, 워크숍, 코칭/멘토링, OJT 등등.

교육훈련의 내용이나 방식, 대상 등에 따라 일반적인 사례들을 떠올려 보고 그중 하나씩 소거해 보자.

가령 리더십 교육을 덜어낸다고 치면, 현실의 기업 교육훈련에서 상당한 비중의 영역이 떨어져 나가긴 하겠지만, 본질적인 필요가 없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리더십 교육이 없어진다고 해서 조직에서 리더가 나타나지 않을까?

이미 성인인 직장인들에게 직무와 관련한 지식과 스킬을 가르치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이들은 이와 같은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없으면 역량을 키울 수 없는 것일까? 기업의 시스템이나 업무 프로세스 역시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익숙해지는 것이 아닐까?

물론 기업의 교육훈련이 지향하는 것은 이와 같은 것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업은 구성원들이 하루빨리 이와 같은 역량을 갖추고, 이를 수준 높게 가다듬어 조직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결국 이와 같은 교육훈련의 ‘효과’와 최종 ‘목적’을 고려하면, 가장 중요한 지점을 가리킬 수 있게 된다. 다소 고리타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이나 자세, 태도 등과 관련한 지점이다. 변화와 개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의식의 각성 상태를 고취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세계적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는 저서 <마음의 미래>에서 이와 같은 의식의 각성 상태를 “나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힘”이라고 표현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 자신의 생각을 미래를 향해 열게 되고, 여러 가지 가능성과 리스크를 탐색하며,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목표의 수준을 늘린다”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교육훈련의 본래 목적에 다가서기 위해서도, 또 그 경로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도 교육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의식의 변화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