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가상현실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8.06.15 18:30
  • 수정 2018.06.1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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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고 말하면 왠지 좀 촌스런 거 같고, VR하면 첨단처럼 들리네요. 사실 요근래 회자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알려지고 소개된 내용이지요.

네트워크 상의 세계를 일컫는 사이버(cyber)란 단어가 온통 주변을 뒤덮은 시절이 있었지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정도까지 그랬던 거 같습니다. 이미 그 당시부터 버추얼 리얼리티는 많이 얘기되고 있었어요.

물론 당시의 기술은 조악한 3D 애니메이션을 신체의 반응과 살짝 연동한 수준이었지만, 마치 먼 미래가 훌쩍 다가선 모양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지금의 수준은 그때와 비교할 바가 아니라지만, 여전히 VR은 아주 가까운 얘기인 거 같기도 하고, 좀 더 걸리는 미래의 이야기인 거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기업의 교육훈련과 관련한 이달 커버스토리를 취재하면서 영국의 한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VR 기술을 접목한 직업교육훈련 플랫폼을 개발한 업체입니다. 항공기나 잠수함 수리부터 과학 수업에 이르기까지 학습 환경을 VR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물리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교육, 훈련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직업교육, 훈련을 위한 기관들을 방문하거나, 기업의 현실을 듣다보면 교육훈련의 현실적 어려움은 매우 큽니다. 가령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장의 기술 수준에 맞춰 가장 최신의 교육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지요. 그에 따라 바뀌어야 하는 기자재를 구비하는 것도 일이고, 맞춤형 강사를 고르는 것도 일입니다.

아무튼 그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겠습니다만, 좀 더 다른 지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창업자가 사업 아이디어를 얻게 된 계기였는데요. 다름 아닌 VR 기술이 제공해 줄 수 있는 ‘게임성’이란 지점입니다.

교육의 참여자들이 마치 VR 게임을 체험하는 것처럼 흥미롭고 몰입감 있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방법의 문제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무엇을’ 교육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로 판단의 축이 진즉 옮겨갔다는 기업의 교육훈련 담당자들의 말이 새삼 와 닿습니다.

말을 바꾸어보자면 다른 많은 곳에도 적용될 수 있겠지요. 가령 무엇을 기사로 담을지에 대한 고민 못지 않게, 어떻게 기사로 담을 건지도 고민해 봐야 하는 것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