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7·13 총파업 개최
금속노조 7·13 총파업 개최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7.15 08:59
  • 수정 2018.07.14 2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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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본사 앞 3만 조합원 집결

금속노조,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2차 총파업 예고

서울 대법원 앞에 모인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사법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다. ⓒ 금속노조
서울 대법원 앞에 모인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사법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다. ⓒ 금속노조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호규, 이하 금속노조)이 예고한 7·13 및 조합원 상경 투쟁의 막이 올랐다. 13일 하루 동안 금속노조 조끼를 입은 조합원들이 서울 도심 곳곳을 누비며 투쟁을 외쳤다. 13일 총파업은 기업지부인 현대자동차지부, 기아자동차지부,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과 중앙교섭, 지부 집단교섭, 사업장보충교섭 대상 144개 사업장 조합원 등 12만여 명의 조합원이 함께 했다.

“우리가 틀리지 않았습니다”

조합원 상경투쟁은 서울 대법원 정문 앞에서 그 시작을 알렸다. 금속노조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를 통해 노동자의 삶을 파괴한 사법부를 규탄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원상태로 돌려놓을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사업장 중에서 대법원 재판 거래 대상으로 드러난 판결은 쌍용자동차, 갑을오토텍, 발레오만도, 콜텍 판결이다. 금속노조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즉각 구속과 피해 원상복구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발생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으로 2,646명의 노동자들이 공장을 떠났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제기한 부당해고 소송에서 1심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법원은 “회사가 노동자들을 해고할 만큼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없었다”고 판결했다. 뒤집힌 2심 판결에 대한 기쁨도 잠시, 대법원은 국제금융위기 등을 이유로 회사의 정리해고는 정당하다며 해고 무효 판결을 내린 고등법원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13년 대법원은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기상여금의 경우 통상임금 지급으로 기업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적용해 소급분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며 미지급 임금을 회사에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심과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총회를 통해 기업별노조 전환을 결의한 것을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1심과 2심에서 “지회는 독자적인 단체교섭·단체협약 체결 능력이 있는 독립된 노조가 아니므로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무효”라고 판결한 것과 반대의 판결이었다. 금속노조는 “노조법과 노조 규약을 무시하고 산별노조 붕괴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7년 콜텍 사측은 콜텍 노동자들에게 경영위기를 이유로 폐업을 선언하고 국내 생산 공장을 폐쇄한 후 생산 공장을 인도네시아로 옮겼다.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한 콜텍 해고 노동자들에게 당시 대법원은 “현재는 흑자라 하더라도 장래에 올지도 모를 경영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정리해고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파기 환송심 판결을 내렸다. 금속노조는 “미래에 도래할 경영 위기를 해고 이유로 든다면 우리나라에 정리해고 못할 사업장이 어디있겠냐”며 대법원 판결을 규탄했다.

한편 이날 금속노조 사전대회는 서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광주전남지부, 포항지부는 포스코 본사 앞에서 중대재해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포스코의 노동환경을 고발했으며, 현대중공업지부는 종로 계동 현대빌딩 앞에서 고용안정 촉구를, 울산지부는 서초동 고강알루미늄 본사 앞에서 단체협약 해지 규탄을,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현대제철의 하청업체 및 공정 통폐합을 규탄했다.

13일 오후 7시 30분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7.13 금속노조 총파업 본대회가 열렸다. 본대회장에는 3만여 명의 금속노조 조합원이 집결했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13일 오후 7시 30분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7.13 금속노조 총파업 본대회가 열렸다. 본대회장에는 3만여 명의 금속노조 조합원이 집결했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산별교섭 쟁취, “한다면 한다”

이날 금속노조는 ▲불법파견 및 원·하청불공정거래 개선 ▲하후상박 연대임금 관철 ▲금속산업 노사공동위원회 설치를 총파업 투쟁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3일, 금속노조와 현대기아차그룹사 노조 대표자들은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총파업 투쟁 목표와 동 내용이 담긴 요구를 현대자동차그룹에 전달했다.

13일 사전대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이어지는 본대회를 위해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 집결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차 재벌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함께 살기 위한 하후상박 연대임금, 노사정공동위원회 구성 요구를 최소한의 면담조차 없이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오늘 7·13 1차 총파업은 2차 총파업을 위해 첫발을 내딛은 것뿐”이라며 오는 8월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힘으로, 민주노총의 힘으로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한국사회 대개혁을 이루자”고 결의하며 “민주노총은 금속노조와 함께 비정규직 철폐, 재벌 적폐 청산, 산별교섭 쟁취를 위해 하반기 총파업 투쟁으로 이 과제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하부영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은 “금속 노동자 18만이 2차 총파업을 위해 또다시 양재동으로 올라오지 않도록 산별 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노사공동위 확약서를 받드시 받아내겠다”고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