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운영기관 공공성과 시장원리 충돌, 폐지 논의 필요
책임운영기관 공공성과 시장원리 충돌, 폐지 논의 필요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8.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일 국공노 정책연구소, 제도 폐지 위한 기구 설치 제안
책임운영기관제도의 문제점과 정책대안의 선택 보고서 발췌 ⓒ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
책임운영기관제도의 문제점과 정책대안의 선택 보고서 발췌 ⓒ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

정부가 정부 조직에 시장의 원리를 도입하기 위해 추진했던 ‘책임운영기관 제도’가 국민들의 이익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실에서 처음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부분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하게 제도의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하 국공노) 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책임운영기관 제도의 문제점과 정책 대안의 선택’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책임운영기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다수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현장에서 실제로 반영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문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보고서는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1999년 법률 제정으로 시행한 책임운영기관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생명‧안전‧보건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효율성을 높이려는데 집중하게 될 경우, 공공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지난 6월 연구소가 만난 한 관계자는 “병원에서도 수익과 효율성만 강조하다보면 공공성을 추구하는 활동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민간병원과 비교하는 접근 자체가 문제다”며 “국립병원에서 돈 되는 서비스만 할 순 없다. 감염병을 예방 활동 등 수익은 나지 않지만 중요한 국립병원의 업무”라고 강조했다.

책임운영기관은 2000년 10곳 지정을 시작으로, 현재 22개 정부부처 51개 기관으로 확대돼왔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재활원, 경찰병원, 국립지역병원 등 의료형과 지방통계청 중심의 조사연구형, 국립현대미술관을 포함하는 문화형, 연구형 등으로 구분된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책임운영기관 제도 도입을 할 때 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은 있었지만 이를 운영하는 조직과 환경, 사람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면접조사 과정에서 한 기관 관계자는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고 업무가 다양해졌는데 인원 충원없다. 선진국 제도의 무늬만 가져온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이명박 정권 당시 법인화 논의가 진행되면서 정규직 채용이 중단되고 비정규직으로만 필요인력이 채워지고 있다, 현장에서 구성원들의 갈등이 생기고 조직이 기형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보고서에서는 책임운영기관의 ▲법에 명시된 운영상 자율성 제한 ▲조직 및 인사 관리 측면의 문제 ▲예산 관리의 문제 ▲책임운영기관 평가 체계와 기준의 문제점 ▲중앙집권적 기관 설치 및 운영 ▲기관 선정의 명확한 기준 부재 등을 지적했다.

최영조 국공노 정책연구소장은 “책임운영기관은 공공성 유지와 경쟁 원리 도입, 성과관리 갱화, 행정‧재정상 자율성 부여 등의 취지를 내세워 운영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중앙부처의 관성과 권력 누수 불안으로 제한적으로 자율성이 유지되고,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난다”며 “책임운영기관의 폐지를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별도의 의사결정기구를 설치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이다. 그러나 현재 논의 되고 있는 정부의 공공부문의 개혁 방안은 그동안 후퇴했던 공공부문의 공공성을 회복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실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