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폭염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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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역대급’이라고 표현해 보면 좀 젊은이 느낌이 날 겁니다. 가벼워 보이지만, 비속어를 쓰는 신조어가 아니니 어떻습니까.

언론에서 ‘111년만의 폭염’이란 얘기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게 1907년이고 그 이후 찾아온 역대급 폭염이란 얘기입니다. 1907년 여름은 고종이 일제에 의해 강제로 퇴위되고 순종이 즉위한 때입니다.

문헌 자료가 비교적 풍부하게 남아 있는 조선시대 기록을 보더라도 한반도의 폭염은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종 15년, 1484년 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해 죄수들의 고통이 심해지자 강력범죄자를 제외하고 풀어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정조 18년, 1794년 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해 부역을 나온 백성들이 고역을 치르자, 열을 식혀주는 약 ‘척서단(滌暑丹)’을 조제해 나눠줬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로 폭염에 대한 기록은 보다 구체적입니다. 1939년은 폭염 일수가 19.3일을 기록하면서 역대 2위라고 하네요. 1942년 8월 1일은 대구의 기온이 최초로 섭씨 40도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동안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폭염하면 떠오르는 해는 지난 1994년입니다. 기록적으로 더웠던 해였지요. 올해와 비슷하게 장마가 7월 초 일찍 끝나면서, 무더위와 함께 극심한 가뭄도 찾아왔습니다.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성수대교 붕괴 사고,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 사고 등 폭염 못지않게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소방방재 당국은 그 어떤 기상재해, 재난보다 폭염에 대해 민감하게 대비한다고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기야 여타의 기상재해, 재난이 충격적이지만, 실제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수치는 폭염이 가장 치명적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1994년 역대급 폭염에 92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하였고, 초과 사망자는 3,384명으로 추정됩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8월 초 2,799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5명이 사망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고된 노동을 이어가야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건강과 안전에 유의해야 하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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