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제노동자 위한 노동조합+공제회 모델 고민
서울 봉제노동자 위한 노동조합+공제회 모델 고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08.30 09:53
  • 수정 2018.08.3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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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노동조합 창립, 내년 5월 공제회 설립 목표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전국의 봉제노동자 중 서울 종사자 비율은 60%에 달한다. 하지만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이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노동조합 조직률은 1% 미만이다.

화섬식품노조와 전태일재단, 서울노동권익센터는 29일 오후 서울시의원회관에서 ‘9만 서울봉제인, 노동조합 창립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를 시작하며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서울 봉제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계획했다”며 “노동조합과 공제회가 함께하는 새로운 형태의 모델을 어떻게 구상해 나갈지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묵한 박사는 서울시 봉제 산업의 현 주소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에서 봉제 산업 종사자 수는 9만여 명으로 경기도(2만여 명)를 압도하는 수치다. 하지만, 사업장의 실태를 살펴보면 대부분 영세·소규모 업체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실제로 2015년 이후 봉제 산업 사업체는 증가했으나 종사자 수의 증가는 미미하다. 이는 사업체가 파편화됐음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실태조사를 통해 인프라와 신기술 도입이 필요하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노동집약적이며 좁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봉제 노동자들을 위한 공동작업장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학진 화섬식품노조 정책국장은 노조 조직화 과정과 이후의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노조는 지난 5월 서울봉제지회 설립을 목표로 전태일재단과 서울노동권익센터와 함께 준비 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조직화를 위해 봉제 노동자들에게 ‘노조 해야 할 이유’를 강조했다. 또한, 노동자들과 영세사업주와의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영세사업주를 포함한 조직 형성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4대 보험 등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정책적 지원방안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 창립과 함께 공제회 설립도 강조했다. 봉제공제회 TF를 구성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노조 내 별도 기구로 운영해 조합원들의 보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오는 11월 노동조합이 창립하고, 내년 노동절에 공제회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론에 참여한 강명자 봉제노동자는 “하청에 하청 구조로 돼 있다 보니 가장 밑에서 일하는 봉제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문제를 겪고 있다”며 “노동조합이 만들어져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테이블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노동자들의 소리를 듣고 반영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