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은 이렇다] 간장게장과 주 52시간
[딴은 이렇다] 간장게장과 주 52시간
  • 참여와혁신
  • 승인 2018.09.18 16:36
  • 수정 2018.09.2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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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대신 창업한 ‘젊은사장’은 폐업 … 기존 근로자도 일감 줄어 구조조정 -중앙일보 2018.9.17>
<넥타이부대 넘치던 강남 간장게장골목 밤 11시 되자 썰렁 –중앙일보 2018.09.06.>

9월 16일 중앙일보는 영세사업자의 최근 어려움을 말하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중앙일보의 이 같은 분석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5일자 신문에도 ‘넥타이 부대 넘치던 강남 간장게장골목 밤11시 되자 썰렁’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물론 그 이전과 이후에도 이어졌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두 달이 넘어가면서 퇴근 이후 여가를 즐기는 직장인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신사동의 간장게장 골목처럼 심야 상권이 움츠러든 것도 그중 하나다. 밤늦게까지 가게 불을 밝혀주던 ‘넥타이 부대’가 실종되면서 존폐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 딴은 이렇다.

장사가 안 된다. 언론사 데스크는 고민한다. 이유를 뭐로 할까? 당연히 최저임금 인상 아니면 근로시간 단축. 아니 고민하기 전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두들겨 팰 소재로 애먼 간장게장을 찾았는지 모른다. 논리는 간단하다. 직장인 회식이 줄었다. 주 52시간 때문이다. 그래서 근무시간 단축은 경제를 망쳤다. 글쎄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주점업의 생산지수는 99.3. 중앙일보는 이를 10년 전인 2008년 2분기 지수 135와 비교했다. 엄청 추락했다는 말씀. 그런데 같은 기간 커피전문점 같은 ‘비알콜음료점업’은 87.8에서 149.6으로 61.8포인트 급상승. 이건 무얼 말할까?
직장인의 문화가 변화고 있는 건 아닐까.

~~ 딴은 이렇다.

올 봄 같은 언론사는 <신입에겐 여전히 불편한 회식(2018.04.21.)>이라는 기사를 통해 요즘 기업의 건전한 회식과 음주 문화를 위해 ‘1가지 술을 1차로 끝내고, 9시까지만 마신다’는 변화된 회식 문화를 알렸다. 또한 전문가의 의견을 덧붙여 고질적인 회식문화 개선의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무튼 폭염과 휴가철을 보낸 간장게장 골목을 찾아 주 52시간 탓을 하기엔 왠지 뭔가 뒤끝 작렬한 느낌~~

~~ 딴은 이렇다.

소득주도성장이 청년들의 취업난을 가중시킨다고 호들갑이다. 앞에 소개한 언론은 주 52시간 시행을 앞두고 구인난을 겪는 30인 미만 중소기업의 호소를 충실히 보도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구인난과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는 “돈 더 줄 테니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라는 비꼬는 말로 비판 기사를 내기도 했다. ‘똘똘한 일터’가 필요하지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지원이 아니라는 말씀. 그럼 우짜라꼬.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까닭은 낮은 임금, 불안한 고용, 그리고 장시간 노동 때문이다.
중소기업 경영자가 주 52시간에 반발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가 사람을 더 구하지 못한다, 그래서 있는 직원들에게 휴일에도 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 아닌가.
청년들의 생각은 다르다. 집을 사더라도 ‘똘똘한 한 채’를 찾듯, ‘똘똘한 일터’를 찾는다.
무한경쟁 신자유주의 물결에 똘똘한 것만 살아남을 듯한 세상이 됐다.

덧붙이지는 말이지만, 장시간 노동을 고수해서는 중소기업이든 자영업자이든 생존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2071시간으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장시간 노동 국가란 사실. 노동시간에 매달리는 정책이 한국을 늘 노동생산성은 최하위국에 머물게 할 수 있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직장인의 장시간 회식도 경쟁력에 큰 힘을 발휘하던 시절은 갔다는 사실.

다시 덧붙이자면, 대한민국의 근로기준법이 정한 법정 노동시간은 주 40시간! 주 52시간이라는 글자는 법 조항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고 단지 노사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1주 간에 12시간 한도로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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