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은 이렇다] 누구의 사고방식이 ‘진짜’ 낡았을까?
[딴은 이렇다] 누구의 사고방식이 ‘진짜’ 낡았을까?
  • 참여와혁신
  • 승인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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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사고방식 시민 단체들, 규제 혁신 전부 좌절시키나 –조선일보 2018.09.18.>

조선일보는 9월 18일자 사설을 통해 은산 분리 완화 특례법 국회 처리에 항의하는 시민단체들을 향해 ‘1980년대 낡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은산 분리는 기업이 만성적 자금 부족 상태에 있던 고도성장기에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지금은 은행이 대기업에 돈을 써달라고 사정할 정도로 상황이 역전됐다. … 그런데 우리 시민 단체들은 ‘재벌 사금고화’라는 1980년대 낡은 논리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 딴은 이렇다.

이제 대기업이 사내에 챙겨둔 돈이 많다. 은행이 대출해주겠다고 사정할 판국이다. 국내은행이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얼마든지 돈을 빌려올 수 있다. 그러니 ‘지금 어떤 대기업이 인터넷 은행을 사금고화하려 하겠는가.’ 조선일보 사설에서 밝힌 논리다.
틀린 말이 아니다. 재벌 기업이 대출 받으려고 은행에 눈독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시민 단체들이 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을 반대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 딴은 이렇다.

국회에서 은산 분리 원칙 훼손을 반대한다고 외친 단체들은 ‘재벌대기업 중심의 독점적 경제구조가 만연한 상황’에서 은행업마저 재벌대기업에 넘겨야 하겠느냐고 주장한 거다. 그렇잖아도 문어발처럼 모든 산업을 장악하고, 불공정거래로 하도급업체를 쥐어짜는 재벌 대기업이 은행까지 장악하면 ‘재벌 대기업에 모든 자본이 집중되는 심각한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항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1980년대를 끌어들이며 낡은 사고라고 시민 단체를 싸잡아 비아냥거리는 건 왠지 항의에 앞장선 단체가 ‘참여연대’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정부 내에 자리한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을 1980년대에 머문 낡은 사고를 가진 이들이라는 식으로 비꼬고 싶어서일 거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민단체의 시위에 애써 모르쇠 하던 언론에서 사설에 실을 정도로 비중을 둔 까닭을 설명할 길이 없다.

덧붙이자면, 사설에서 규제를 모조리 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묻어나온다. 그래서 제목에 규제 혁신 ‘전부 좌절’이라는 표현까지 쓴 듯하다.

그래서 덧붙이자면, 산업과 관련된 규제는 애초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사회에 큰 패악을 끼친 기업의 행패가 있은 뒤 만들어졌다는 사실. 재벌에 대한 규제는 재벌 스스로 초래한 일이라는 역사적 사실. 적당히 했으면 없었을 법이 유독 대한민국에 생긴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감추고 싶은 진실.

개 눈에는 개똥만 보이는 법.
시민단체들이 낡았다고 비아냥대는 바로 그 거울로 자신부터 먼저 비춰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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