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거 맞나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거 맞나요?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09.28 18:32
  • 수정 2018.10.03 01: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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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5곳 비정규직 노동자들
정규직 전환 위해 공동 파업 돌입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해 5월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당시 노동존중 사회의 신호탄을 알리는 대표 사건으로 꼽히며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들의 불만은 해당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차일피일 논의를 미루거나 자회사 등의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의료 부문에 속하는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오늘(2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전면파업을 선언하며 정부에 조속한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국립대병원 5곳(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경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강원대병원) 비정규 노동자 400명이 참석했다.

의료연대본부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규직화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실질적인 사장인 국립대 병원장들이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등 정규직 전환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북대병원 등 아직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협의체 구성이 되지 않는 곳도 있다”며 “제대로 정규직화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대병원이 없다”고 평가했다.

현정희 의료연대 본부장은 “차질이 없기는커녕 차질이 아주 많아서 이곳에 모인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현재 서울대병원이 고민하고 있는 “자회사 직접 고용은 진정한 의미에서 정규직 전환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꼼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현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유독 관련이 많은 병원장”이라며 “과거 의료 적폐도 모잘라 노동자들의 눈에 피 눈물을 흘리게 하는 노동적폐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열린 '2018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차질 없이 진행중에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 촉구와 아울러 그 과정에 있어서도 자회사 방식이 아닌 직접고용 정규직화와 별도의 임금체계 도입 반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동파업 출정식을 마치고 같은 날 오후 3시 예정되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공공운수노조 총력 투쟁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종로구 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총력 투쟁대회에는 한국마사회지부, 가스공사비정규지부, 한국잡월드 등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 2,000명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