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니까 안 돼’ 상식에 짱돌을 던지다
‘공무원이니까 안 돼’ 상식에 짱돌을 던지다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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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 136명 해직자들, 7년째 시위 중

[커버스토리] 소통→참여→모색 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청와대 앞에서 2,717일 째(2018년 9월 19일 기준) ‘노동기본권 보장’과 ‘해직자 전면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21일부터는 노숙농성도 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동조합활동 등을 사유로 해직된 공무원은 모두 530명이며 이 가운데 136명이 해직자 신분으로 남아있다.

136번째로 해고된 막내 해직자, 김민호(52) 씨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이다’글 올렸는데
공무원이면 해직 사유

“박근혜 정부 때 유일하게 잘린 사람이 나야.” 김 씨의 남다른 자기소개다. “당연하지. 그렇게 말썽을 피웠는데 박근혜가 월급 주는 게 아깝지 않았겠어?” 옆에 있던 선배 해직자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서울시공무원이었던 김 씨는 2014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물 3건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당연퇴직(일정한 사유로 인한 근무관계 종료)됐다. 그는 그해 6월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페이스북에 게시물 2건을 올렸다. 첫 번째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편지를 썼는데 답장을 잘해줬다’는 내용을 담은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칭찬 글. 두 번째는 막내아들 문제로 국민 앞에 눈물로 호소했던 당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두고 ‘그래서 1,000만 서울 시민을 책임질 수 있겠냐’며 ‘세월호 아이들 앞에서 울어라’고 비판한 게시물이다. 앞서 정몽준 전 의원 막내아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느냐?’고 발언한 바 있다.

며칠 뒤 김 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계속되는 무능함에 박근혜 정부를 ‘무능·부패 마녀 정권’으로 규정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당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같은 해 11월 김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듬 해 12월 24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은 그에게 각각 벌금 150만 원과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잘린 거야. 기소 된 후 확정판결까지 1년 1개월이 걸렸어. 속전속결이었지.” 그때도 그는 법원 앞에서 103일 동안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보장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했다. 현재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과 노동조합 활동
공익에 꼭 반(反)할까

김씨는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과 노동조합 활동이 공무원이기 이전에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의 생각이 정권에 반하거나 다르다고 해서 입을 틀어막는 것은 그만큼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비롯한 해직자들은 “외부에서 아무리 찔러도 안 움직이고 폐쇄적인 집단이 공무원 집단”이라며 “그런 점에서 공무원노조의 내부로부터의 감시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를 제외한 대부분 해직자는 노동조합 활동이 직접적인 해직 사유가 됐다.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은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과 직무의 공공성을 이유로 제한돼왔다. 헌법 제33조 제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하여 공무원에 대해서는 특정한 공무원에 한해서 노동기본권을 가질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2004년 노무현 정부는 공무원들의 노동기본권을 강화한다며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지만 노동삼권 가운데 단체행동권이 빠지고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범위와 방법 등이 엄격해서 ‘종이호랑이’란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반발하여 같은 해 11월 총파업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450명에 이르는 해직자가 발생했다. 현재 남아있는 해직자 136명 중에 95명(70%)이 이때 해직됐다.

해직공무원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
발의만 세 번째인데, 시행은 언제쯤?

해직공무원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이다. 지난 18·19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소위원회 심의조차 받지 못한 채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도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해직공무원의 복직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지난해 1월부터 계류 중이다. “지금 법안이 발의만 되어 있지 관련 소위원회에서 다뤄져야 해요. 올해 12월 2일 정기국회가 끝나기 30일 전에 예산이 통과되어야 하거든요. 올해 안에 법이 꼭 통과되길 희망하고 그것을 목표로 투쟁하고 있어요.”

그는 ‘왜 청와대였냐’는 물음에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사항이고, 법이 제정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때 이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약속한 바 있다.

공무원 노동기본권 제한에 대한 세 가지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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