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 분회장은 왜 삭발했나
노동부 산하 한국잡월드 분회장은 왜 삭발했나
  • 한종환 기자
  • 승인 2018.10.10 14:32
  • 수정 2018.10.10 14: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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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에 대한 제대로된 이행 촉구
한국잡월드분회 박영희 분회장이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하고 있다.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
한국잡월드분회 박영희 분회장이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하고 있다.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

박영희 한국잡월드분회 분회장이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1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공공운수노조(위원장 최준식, 이하 공공운수노조)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한국잡월드, 한국마사회지부,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민들레분회 등에서 참가했다.

이날 한국잡월드분회 박영희 분회장은 삭발하며 잡월드 강사들을 직접고용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박 분회장의 머리카락이 점점 더 짧아지면서 모여있던 조합원들의 흐느끼는 소리는 점점 더 청와대 분수대 앞을 채웠다.

박 분회장은 "지난 7년 동안 잡월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으로, 최저임금자로 착취당해왔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며 "바보처럼 몰랐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단행한 삭발에 관해서 "투쟁이 결코 장난이 아니며 끝까지 갈 것이라는 약속"이라며 "고용노동부,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답을 달라"고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는 "하루에 300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방문하는데 유사시에 무슨 일이 생기면 강사들이 나서 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며 "왜 직접고용이 안 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한국잡월드가 상시 지속적 핵심업무를 수행하는 절대다수인 강사직군의 직접고용을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자회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잡월드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탐색 등을 제공하는 직업 종합전시·체험관이다. 하지만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약 380여 명의 직원 중 330여 명이 비정규직인 상태이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275명이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정규직 전환 협의 과정에서 비정규직의 수적 열세의 구성 아래 실질적으로 협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공운수노조는 현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을 한 지 1년이 훌쩍 지나가고 있는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파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선언함에 따라 크게 기대했는데, 정작 현실은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형국이니 실망을 넘어 분노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공공운수노조는 "한국잡월드, 한국마사회, 발전 비정규직 등 어느부분 할 것 없이 너무 처참한 상태"라며 "일방적인 자회사 추진을 중단하고 재논의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
ⓒ 한종환 기자 jhha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