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택시 기사들
광화문광장 가득 메운 택시 기사들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10.18 19:57
  • 수정 2018.10.20 09: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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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노사단체 4곳 “생존권 위협하는 불법 자가용 영업 즉각 금지하라”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전국에서 모인 택시 노사 3만 명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카카오의 ‘카풀(승차 공유)’서비스 출시에 맞서 택시 종사자의 생존권을 지키겠다”며 전국 택시 노사단체 4곳이 함께 주최한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택시 노사단체 4곳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다. 이들은 이날 새벽 4시부터 24시간 동안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카풀업체 ‘럭시’를 인수하고 올 해 안 '카카오 티(T) 카풀' 출시를 목표로 16일부터 운전자 사전 모집을 시작했다. 카카오가 인수한 럭시는 출퇴근 방향이 비슷한 드라이버와 탑승자를 이어주는 공유 플랫폼으로 이용요금이 택시비보다 30% 이상 저렴한 편이다. 카카오측은 ‘여객자동차운수 사업법 제81조 예외조항’에 따라 이들의 서비스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는 사업용이 아닌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고 있는데, 예외로 출퇴근 카풀만 허용한다.

반면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택시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모바일 어플을 사용하는 그 자체가 불법 자가용 영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한 택시가 요금과 안전, 진입규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데 반해 카풀 서비스는 운전자가 등록만 하면 바로 운행이 가능해 업종 간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카풀 서비스가 범죄 등에 취약해 시민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결의대회에서 만난 인천 지역 택시 운전자 김복태(74)씨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체계적인 법망과 통제에서 벗어난 ‘고삐 풀린 망아지’ 같다”며 “차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운전자로 등록될 수 있는데, 그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운전 사고와 범죄를 누가 책임 질 거냐”고 반문했다.

50년 넘게 택시업계에 몸 담아온 그는 “참석자들 대부분이 운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며 “안 그래도 손님보다 택시가 남아돌아 2년 전부터는 택시 수를 줄여 그 수를 조절하는 감차사업을 하고 있는데 자가용까지 더해진다고 하니 그야말로 우리에겐 죽으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운전자의 불친절한 서비스와 승차거부 등을 경험한 시민들이 파업과 집회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지적에 “일부 택시 운전사가 그렇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택시업계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외부적인 감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회를 마치고 효자동치안센터를 거쳐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여성 택시 운전자가 '불법 자가용 영업인 카풀 서비스 금지'를 촉구하여 삭발을 단행했다.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결의대회에 참석한 여성 택시 운전자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 금지'를 촉구하여 삭발을 단행했다.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