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자들 언제쯤 무대로 돌아갈 수 있나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자들 언제쯤 무대로 돌아갈 수 있나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11.01 14:03
  • 수정 2018.11.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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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지키지 못할 약속만 남발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1일 오전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하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2년 창단된 국립오페라합창단(국립오페라단 산하)은 7년 뒤 이명박 정부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 장관이 임명한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단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해체됐다. 문체부는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의 공식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단체이며 단원들의 임금을 지급할 사업비가 모자란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로 인해 합창단원 40명은 하루아침에 해고자 신세가 됐다.

그러나 이들이 크게 반발하자 문체부는 3년 안에 상임 오페라합창단을 다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단원들에게는 그 전까지 임시로 만든 나라오페라합창단(국립합창단 산하)에서 활동할 것을 권유했다. 이에 단원들은 오디션을 거쳐 나라오페라합창단에 들어갔지만 문체부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문체부가 ‘3년 이내 국립오페라합창단 재창단’ 약속을 ‘3년 동안 단원들의 고용을 책임지는 것’으로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이다.

나라오페라합창단에 들어간 지 2년이 지나자 문체부는 계약이 종료되는 1년 뒤에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단체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에 서명해야 남은 1년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게 해고된 단원들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확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단원들은 계약직에서 제외됐다.

문체부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다시 거세지자 문체부는 2013년 해고 단원들에게 두 번째 약속을 한다. 국립오페라합창단 재창단은 어렵지만 단원들을 국립합창단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일 년 내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수용하겠다고 설득한 것. 그러나 이 역시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들은 2015년 12월 31일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문체부에 의해 또 다시 해고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흡사 코레일이 KTX 승무원들에게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았던 취업 사기와 비슷하다”고 꼬집으며 “약속이 지켜져 지난 9년 동안 무대에 서기 위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이들을 국회가 아닌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문화예술 부분에서 경제와 정치 논리로 해고자가 발생해선 안 된다”며 “노동존중을 이야기하는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도 해고된 단원들이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은 해고자는 3명이다. 이들은 하루 빨리 무대에 복직해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