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 목숨값을 고용세습으로 매도
'구의역 김군' 목숨값을 고용세습으로 매도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11.06 13:48
  • 수정 2018.11.08 13: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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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노조, '차별 없고 올바른 일자리 계속 추진' 밝혀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지난달 18일 자유한국당이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의 특혜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 노동시간 1,800시간 단축으로 청년 일자리 1,700여 개 창출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철우 서울교통공사노조 사무처장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지난 2008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산하기관 인력을 10%씩 일률적으로 감축해 양질의 일자리 1,828개를 약탈한 세력은 바로 지금의 자유한국당과 보수 언론이었다. 노동조합은 오히려 인사와 경영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왔고 올 하반기엔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을 관철할 계획이었다. 보수진영 정치공세에 다소 지체되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기간(2006년 7월 1일~ 2010년 6월 30일) 동안 구 서울메트로와 5678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각각 1,134명(11%), 690명(10%) 정원 감축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재근 청년 전태일 대표도 “구의역 김군 사건을 계기로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위험하게 일하고 있는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마주했다. 이는 과거 정권들이 무분별하게 위험을 외주화한 결과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여러 단체들과 연대하고 목소리를 낸 끝에 ‘안전업무직 직접고용’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어떻게 그 목숨 값으로 노조들이 고용세습 잔치판을 벌였다고 불법으로 매도할 수 있나”며 “비정규직이 만들어진 시대에 태어나서 철저하게 양극화에 내몰린 게 청년 세대다. 청년들의 삶이 문제라면서 정쟁의 수단으로만 삼지 말고 법과 제도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7월 서울 시청에서 서울시 19개 투자·출연 기관에서 주 40시간, 연 1,800시간 노동시간 감축으로 일자리 700개를 창출한다는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박 시장의 ‘노동존중특별시 2단계 발전계획’에 해당한다.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서울시에 채용을 제안하고 있는 청년 인력 1,743명도 교대와 교번, 통상 등 세 가지 업무 형태 별 노동시간 단축(15.8시간)에 따른 필요 인력을 산출한 결과다.

윤병범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어쩌면 지난 정권에서 빼앗긴 안전한 일자리를 도로 가져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차별이 없고 올바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앞서 지난달 26일 노동시간 단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골자로 한 2018년 단체협약 요구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으며 지속적으로 서울시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할 예정이다.

경부선 노량진역에 붙은 공기업 ‘취준생’의 쪽지.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경부선 노량진역에 붙은 공기업 ‘취준생’의 쪽지. ⓒ 참여와혁신 포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