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판매, 우체국 보험…행정·기술직도 힘들다
알뜰폰 판매, 우체국 보험…행정·기술직도 힘들다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11.06 16:17
  • 수정 2018.11.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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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증원에 상대적 박탈감 느끼는 우정사업본부 행정·기술직 공무원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노조 제공
이철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우정사업본부) 공무원노조 위원장. ⓒ우본 공무원노조 

지난달 22일 우정사업본부의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 추진단’이 2020년까지 집배원 인력 2천 명 증원을 권고하고 나서면서 우정사업본부 내 행정·기술직 공무원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우정사업본부) 공무원노동조합은 “비대면 마케팅부터 알뜰폰 판매, 우체국 보험 등 행정·기술직 공무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량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4월까지 질병으로 사망한 행정·기술직이 24명,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8명이다. 같은 기간 우정직 집배원들의 사망자 수는 각각 26명과 10명이었다. 이처럼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들이 직군 구분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데 추진단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집배원에 대해서만 권고안을 내놨다”고 꼬집었다.

행정·기술직 공무원들의 불만은 우본 공무원노조가 지난 1일 하루 동안 조합원과 후원회원 6,873명을 대상으로 한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에 대한 중간 평가’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정사업본부 행정·기술직 공무원들은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업무량 과중과 인력난(32%)’을 꼽았지만 응답자 다수(88%)가 ‘우정사업본부가 행정·기술직 공무원들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가 행정·기술직과 우정직 간의 갈등해소에 노력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도 77.1%에 달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 절반 이상인 62.7%가 현 우정사업본부장의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최근 집배원 인력 증원 정책에 따른 행정·기술직 공무원들의 소외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우정사업본부장 취임 1년 이후 우정사업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이들이 69%였다. 한편, 17.7%만이 ‘정당한 노동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 받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이철수 우본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5일 정부세종청사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집배인력 증원에 따른 보편적 우정서비스 후퇴 반대 △집배인력 증원에 따른 임금 및 노동조건 후퇴 반대 △우체국 행정·기술직 인력난 해소 △기계적 소요인력 산출 기준 철폐 △우정사업본부 발전전망 제시 등을 골자로 한 ‘5대 요구안’을 내걸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중간평가에서 명백하게 나타난 행정·기술직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차별 정책을 고수한다면 수위를 더 높여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며 “현장 공무원들과 소통을 통해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은 물론 행정·기술직 공무원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