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의 아메리카노] 어둠 속에서 빛을 만드는 사람들
[강은영의 아메리카노] 어둠 속에서 빛을 만드는 사람들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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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의 아메리카노] 달콤하지만 씁쓸한 아메리카노 한 잔

ⓒ 강은영 기자eykang@laborplus.co.kr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길거리를 지나가다 반짝거리는 액세서리를 볼 때면 가던 길을 멈추고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굳이 치장하지 않아도 큰 불편은 없지만 일단 그 매력에 사로잡히게 되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귀걸이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드라마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배우들의 아이템을 눈여겨보게 된다.

한 번씩 점 찍어뒀던 귀걸이를 구매하면서 보관함에 차곡차곡 늘어나는 귀걸이를 볼 때면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다음에는 어떤 스타일의 제품을 구매할까 고민하는 재미로 시간을 보내기도 하니 액세서리가 주는 기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장에 진열된 액세서리들이 어떻게 생산되는 지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공장에서 뚝딱뚝딱 만들어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을 뿐이었다. 특히, 종로 거리에 즐비해있는 많은 보석들이 누군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해보지 못했다.

취재를 위해 한 기자회견을 찾았을 때 나의 막연한 짐작이 크나큰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반짝이고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기 위해 세공노동자들이 한 땀 한 땀 만든다는 것이다.

종로 거리에서 일하는 세공 노동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젊은 분이었다. 고등학교 조기 취업 후 지금까지 보석을 만드는 데 20여 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세공업의 어려운 현실을 토해냈지만 오랜 시간 이 곳을 떠나지 못 한 이유가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와 함께 세공업에 뛰어든 친구는 10여 명이었지만, 지금 남아있는 인원은 3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열악한 노동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그의 얼굴에는 보석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작은 공장에서 시끄러운 기계 소리와 함께 일을 하고, 안전의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지만, 자신의 손에서 아름다운 보석을 탄생시키는 일이 그에게는 큰 즐거움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는 세공업을 사랑했기 때문에 홀연히 떠나기 보다는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에서 일했으면 하는 바람에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소망처럼 이제는 행복한 일터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아름다운 보석을 만드는 날이 머지않아 다가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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