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이 처음이라 낯설었던 그들의 이야기
노동조합이 처음이라 낯설었던 그들의 이야기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11.22 17:59
  • 수정 2018.11.22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런 노조는 처음이라' 서울노동권익센터 정기토론회
ⓒ 강은영 기자 eykang@lao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oborplus.co.kr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설립한 노동조합. 설립을 결심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노조 활동을 시작하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노동조합이 처음인 이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서울노동권익센터는 22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이런 노조는 처음이라’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오는 27일 출범을 앞둔 봉제 노동조합부터 노조를 만든 지 1년이 지난 방송작가유니온까지 '노동조합이 처음이라' 겪었던 경험들이 쏟아졌다.

이미지 방송작가유니온 위원장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상시 대기하는 일과 쉼이 구분 없는 생활을 지속해 왔다”며 “3년 전부터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전국의 방송작가들이 모여서 활동을 시작해 작년 11월 공식 출범했다”고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서 “방송작가들이 겪는 문제가 다종다양해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지만 최초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쾌거를 만들어내는 등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며 “방송작가 시스템 문제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가입을 유도하거나 교육을 진행해서 전파력은 좋지만, 결속력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전국의 얼굴을 모르는 조합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조합원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IT업계라고 하면 수평적인 문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수직적인 결정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제일 먼저 내세운 것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었고, 실제로 회사에서 부당한 공지가 올라오면 직원들이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문제제기 하기 시작한 것이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서 노동조합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운 점도 토로했다. “노동조합이 생소하다고 느끼는 건 노동자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똑같았다. 교섭에 들어갈 때마다 사측을 상대로 노동교육을 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로시간 면제에 대한 문제도 덧붙였다. “처음 노동조합을 만들면 활동을 계획하기 위한 업무가 필요한데 회사에서 타임오프 제도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면제는 상한선을 만들 게 아니라 하한선을 만들어 조합원 수에 따라 시간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