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급제'가 아니라 '일 중심 임금체계'로 불러야
'직무급제'가 아니라 '일 중심 임금체계'로 불러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11.28 16:46
  • 수정 2018.11.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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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노사관계 및 임금체계 발전방안’ 토론회 개최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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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8월 29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방향’에 따르면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임금체계를 개편해 분야별 기능을 조정하는 등 공공기관 관리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도다.

직무급제는 업무 성격, 난이도, 책임 정도 등으로 직무를 나눈 뒤 직무 종류·단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동자 사이 분열과 차별을 야기하고, 저임금 고착화와 임금상승 억제로 흘러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런 갈등은 결국 직무급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노동조합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과 노동문제연구소,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공동주최로 28일 오후 2시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공공부문 노사관계 및 임금체계 발전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공공부문 임금체계 실태 및 개선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채 교수는 “직무급에 대한 정의에 대해 오해가 크고 실질적인 이해가 떨어져 있다”며 “직무급 보다는 ‘일 중심의 임금체계’라고 불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금체계를 살펴본 결과, 현장에서 직급이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또한, 한 직급 내 임금의 차이가 현장에서 2.5배에서 3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국노총 소속 공기업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유사한 업무를 하면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했다. 하지만, 직무직급이 현장의 업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직급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직무급은 “회사는 각 지급에 따른 업무의 내용과 자격조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각 직급별 임금의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경우는 자신이 속한 직급에서 규정한 업무를 수행하고 직급의 임금범위 내에서 정해진 기준과 원칙에 따라 임금을 받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또한, 개편 방향에 대해 “기본급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안정적인 기본급을 보장하고 기존 정규직 직원간 임금배분의 공정성을 제고해야 한다”며 “고용형태 또는 직군 간 임금차별을 해소하고 공공기관 간 임금격차도 축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서 “임금구조 결정을 하는 데 있어 어떤 식으로든 노동조합이 참여해서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출범한 경사노위에서 임금구성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