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해직자, 왜 절박할까?
공무원 해직자, 왜 절박할까?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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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단식 12일째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왼쪽부터 김주업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김은환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왼쪽부터 김주업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김은환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김주업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과 김은환 희생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해직 공무원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선지 12일째다.

앞서 공무원노조는 해직자 복직 방식을 두고 정부와 지난달 28일까지 세 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교섭 전 노조와 한 약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복직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기초로 협상하겠다고 했던 것과 다르게 정부가 안을 새로 만들어와 최종안이라고 통보하고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고집하면서 사실상 무의미한 교섭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단식 말고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다”는 김 위원장을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만났다.

단식 농성 이후 정부의 입장 변화 있었나.

오는 12일에 4차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실무교섭 땐 국장급이 아니라 실장급 공무원들이 나오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논의가 진전될지는 미지수다.

화요일(6일)에는 회복투 동지들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집에서 기다렸다가 김 장관으로부터 일단은 정부가 낸 안을 법안으로는 발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그러나 그 약속도 언제 달라질지 모르겠다.

단식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노조가 요구하는 것을 관철시키려면 상대방이 괴로워야 하는데 우리는 우리가 밥을 굶는다. 공무원은 파업도 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정말 굶어죽진 않을까 걱정시키는 수밖에 없다. 선택지가 없다.

공무원노조가 주장하는 ‘명예회복’이란 어떤 의미인가

현재 법체계와 사회적 인식을 놓고 보면 해직 공무원들은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은 사람에 불과하다. 물론 법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그 법을 어기게 된 이유를 따져보면 공직 사회를 개혁하고 공무원들이 특정 권력층이 아닌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런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 그것이 명예회복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벌써 16년째다. 지치지 않나.

우리라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겠는가. 직업처럼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었다면 진작 그만뒀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하루하루 놓고 보면 암담하기도 하고 제자리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면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지금은 폭도여도 후대에는 사회적으로 공직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희생되었던 사람들로 평가되리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어떤 점이 진전되었나.

우선 올해 3월 설립신고 문제를 해결해 다시 합법 단체로서 지위를 회복했다. 또 해직 공무원 문제만 해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복직 얘기조차 나오지 않았다. 당시엔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과장만 만나려고 해도 불법단체, 법외노조란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래서 ‘지금이 때가 아니다’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정부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게)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이번 정권에서 해직자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절박감이 더욱 큰 이유다.

내년 4월 이후엔 국회가 2020년 총선 준비에 매진해 정신이 없을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추진력도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본다. 그 안에 어떻게든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해직자 문제가 해결되면 공무원노조는 다시 정치기본권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전념할 계획이다.

청와대 앞 설치된 공무원노조 농성장 모습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청와대 앞 설치된 전국공무원노조 농성장 모습 ⓒ 김란영 기자 rykim@laborplus.co.kr

현재 전국공무원노조는 해직 공무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문재인 정부가 징계를 취소하고 해직 기간의 경력과 임금, 연금 등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당시의 직급과 호봉으로는 복직이 가능해도 징계 취소와 해직 기간의 경력, 임금, 연금 복원 등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해직 공무원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약속한 바 있다.

전국공무원노조에는 노조활동을 하다 해직된 후 복직되지 못한 공무원들이 136명 남아 있다. 그 중 95명은 2004년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공무원노조법을 저지하는 파업을 벌이다 징계를 받았다. 나머지 해직자들은 시국선언 등 노조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직된 공무원들 대부분은 50세를 훌쩍 넘겨 정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해직자들 중 일부는 끝내 복직되지 못한 채 정년을 넘겼다. 전국공무원노조가 해직자 원상회복에 절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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