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고용세습 프레임에 시달리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매번 고용세습 프레임에 시달리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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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고용세습 논란

공공기관 고용세습이 언론 1면을 장식하게 되면서 회사와 ‘직원자녀 우선채용’ 단체협약을 맺은 일부 노동조합이 지탄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최악의 고용쇼크에 직면한 대한민국에서 우선채용 대상이 된다는 점이 고용세습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비난의 목소리다.

그 비난의 중심에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하부영, 이하 현대차지부)가 있다. 몇몇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지부가 귀족노조의 대표주자(?)답게 자녀에게 일자리를 세습해왔다는 내용이 잇따랐다.

Ⓒ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직원자녀 우선채용? 한 번도 시행된 적 없어”

현대자동차 노사가 합의한 가족 채용 관련 내용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정년퇴직자와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한 예우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해당 자녀가 채용규정상 적합한 경우 인사원칙에 따라 동일 조건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해당 내용이 담긴 ‘직원자녀 우선채용’ 별도회의록을 2011년 9월 7일 합의했다.

해당 별도회의록이 ‘고용세습’이라는 제목으로 일파만파 퍼지자 현대차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즉각 반박했다. 직원자녀 우선채용을 별도회의록으로 노사가 합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문화(死文化)되어 실제로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2012년(71명), 2013년(119명), 2014년(1명) 외부 일반 신규채용이 있었지만 직원자녀 우선채용 조항은 적용되지 않았다”며 “현대자동차 고용세습 논란에 대해 국회가 나서 전수조사하여 확인하고 검증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2012년 이후부터 사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했기 때문에 직원자녀 우선채용 조항이 실제로 적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2012년부터 올해 8월 기준으로 사내 비정규직 약 6,700명이 채용됐으며, 사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도 직원자녀 우선채용 조항이 적용된 사례는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2011년 별도회의록 합의 당시 현대차지부 지부장을 지낸 이경훈 전 현대차지부장은 “당시만 해도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 직원자녀 우선채용이 이렇게 사회적인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박유기 전 현대차지부장은 논란에 대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조항이지만, 청년실업 문제가 커지면서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직원자녀 우선채용 조항에 대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내부의 공감대”라며 “직원자녀 우선채용에 대한 여론과 사회적 분위기는 충분히 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별도회의록이 아닌 단체협약 제97조(업무상 중증재해자 사후처리) 조항으로,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하였거나 6급 이상의 장해로 퇴직할 시 직계가족 또는 배우자 중 1인에 대해 결격사유가 없는 한 요청일로부처 6개월 이내 특별채용하도록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산업재해 유가족을 위해 만들어진 조항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승계라고 비난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지부는 “단체협약 제97조는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로 노동력 제공이 불가능한 특별한 경우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한 보호조치 조항으로, 반사회적 고용세습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채용에 차별이나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실 현대차지부가 ‘자녀에게 일자리를 대물림해왔다’는 식의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번 고용세습과 관련된 현안이 터질 때마다 현대차지부는 언론의 단골소재가 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이 「고용세습」 단체협약 노조현황 자료(2018년 8월)를 공개하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 의원은 자료를 통해 일부 기업에서 조합원 가족을 우선채용하는 단체협약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에는 현대차지부도 포함됐다.

그러나 금속노조는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차지부 별도회의록에 있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있는 조항인 것처럼 명시했다”며 “단체협약 제97조 조항을 직원자녀 우선채용의 별도규정인 것처럼 명시한 것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97조 조항의 경우, 실제 단체협약에 명시되어 있는 것과 문구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료에 있는 내용이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내용인지 확인하지 않고 공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철 의원실에 확인해본 결과, 의원실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했을 뿐 자료의 시행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차원에서 자료를 받을 때마다 국회가 이를 재확인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현대차지부는 임시대대를 열고 별도회의록 직원자녀 우선채용 조항을 내년 단체협약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지부를 둘러싸고 있는 고용세습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체협약 제97조 조항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지부는 “단체협약 제97조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자율시정 권고나 시정명령 또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현재 산업재해 유가족 특별허용 사건은 대법원 계류 중으로 이를 고용세습으로 판결하지 말고, 오히려 정부가 장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도 “업무상 재해로 인한 산재 부분은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고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이 공개한 ‘「고용세습」 단체협약 노조현황’ 자료에서 현대자동차 관련 부분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이 공개한 ‘「고용세습」 단체협약 노조현황’ 자료에서 현대자동차 관련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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