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진통, 금속노조는 어떻게 해결했나
구조조정 진통, 금속노조는 어떻게 해결했나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8.12.19 17:55
  • 수정 2018.12.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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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대응 평가와 2019년 전망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부터 금호타이어 매각 등 2018년에도 금속노조는 구조조정 칼날에 맞서야 했다. 각 사업장의 구조조정 사례를 통해 다가오는 2019년 금속노조는 구조조정에 어떻게 대응할까.

금속노조는 19일 오후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2018년 구조조정 대응 평가와 2019년 구조조정 전망과 대응방안 토론회’를 진행했다.

2018년 구조조정 칼날, 금속노조의 해결법은

장석우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구조조정을 겪은 주요 사업장의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부터 최근까지 진통을 앓고 있다. 장 변호사는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부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 구조조정 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노동조합은 임금동결과 성과급 및 일시금 미지급 등 많은 내용을 양보했지만, 군산공장 조합원들의 고용을 지키고 지엠본사 차입금의 출자전환, 산업은행의 신규자금지원을 이끌어낸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법정관리 기로에서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 금호타이어에 대해 “2014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해외법인의 실적 심화로 독자 생존이 어려워져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노동조합은 해외매각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며 “노동조합이 해외매각 동의, 임금 동결, 상여금 반납 등 양보를 했지만 고용을 보장받고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통한 경영참여와 스톡옵션 지급 등을 따낸 것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사전대응”이라며 “재무제표를 확인하면 구조조정 조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매년 또는 매분기 회사의 경영상황을 분석하고 사전에 선제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종화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불황을 마무리하고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는 조선산업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노 변호사는 “2014~2017년 불황 상황에서 일자리는 절반에 육박하는 약 10만 개가 감소했다”며 “최근 경기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중형조선소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먼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선인 LNG선과 VLCC선(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수주가 확대됐지만, 이는 대형 조선3사(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에 국한됐다고 지적했다.

중형조선사의 불황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중형조선소의 경우 산업은행이 RG(선수금 환급 보증)를 발급하는 조건으로 인력감축, 임금동결, 쟁의행위금지 등을 내걸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에서는 조선산업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형조선소가 한 척을 수주했을 때 5~6백억 원의 이익을 내는데 정부가 RG 발급 확대를 위해 2,000억 원을 지원한다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노 변호사는 “조선산업의 구조조정 압박에 최대한 견뎌내는 것 이외에 별다른 해결 방안은 없지만 정부나 사측이 함께하는 논의의 장에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RG 발급 및 재원 현황 등에 관한 정보 공유를 요구해 최소한의 견제와 감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2019년,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2019년을 전망했다. 안 연구원장은 “조선산업의 경우 이제 터널 속을 빠져나왔다고 하지만, 자동차산업은 이제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최근 언론들은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지만 이는 현대·기아차의 생산 감소가 원인이 아니라 한국지엠의 물량축소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산업의 위기에 대해 “내수시장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지만 세계 자동차시장은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주요 수출시장이었던 중국이 자국 자동차업체의 기술력을 높이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장은 자동차산업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산업이 위기 진단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제조업 활력을 위한 조치를 노동조합이 준비해야 한다”며 “또한, 미래자동차와 관련한 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수세적 국면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9년에도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