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지회, “노동자들 인권 지켜달라!”
유성기업지회, “노동자들 인권 지켜달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1.04 17:15
  • 수정 2019.01.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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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대책 마련 촉구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마지막 희망을 국가인권위원회에 걸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존중하는 이곳에서도 우리의 인권은 무시당했습니다.”

지난 2016년 노조파괴 문제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故한광호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다음 해인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2년이 넘은 지금까지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 사이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지난 해 12월 20일, 28년 간 유성기업에서 근무한 한 조합원이 9월에 퇴사한 후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성기업지회는 4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루 빨리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도성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국가인권위원회는 그 동안 우리가 넣은 진정 중 대부분을 기각하고, 차별적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만 권고 결정을 내렸다”며 “담당 조사관은 기각 사유에 대해 유시영 회장이 처벌을 받았고 해고자들이 복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임금 인상도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고 화장실도 맘대로 가지 못 하고 있는 현실은 왜 문제가 되지 않느냐”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하루 빨리 제대로 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태조사단 위원으로 참가한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일반적으로 3개월이면 끝날 작업이 2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1년은 회사 측의 방해로, 다음 1년은 국가위원회의 발표 지연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는 충분히 직무유기를 해 왔다”며 “이제는 결과보고서를 발표하고 국가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노동인권센터가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 자료에 따르면 응답에 참여한 255명 중 주요 우울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동자가 132명(53.2%)에 달한다. 전 국민 평균 5%인 것을 감안하면 10배의 수치가 나온 것이다.

지회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2월 28일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3~4주 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며 “보고서에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권고안이 포함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