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산업생태계 활력 회복에 나서야"
"금융당국이 산업생태계 활력 회복에 나서야"
  • 박재민 기자
  • 승인 2019.01.04 17:47
  • 수정 2019.01.11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정부 경제 구조 개혁 잘 되고 있나' 토론회
ⓒ 박재민 기자 jmpark@laborplus.co.kr
ⓒ 박재민 기자 jmpark@laborplus.co.kr

문재인 정부의 경제 구조 개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수 언론들로부터 경기 침체 주범으로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최저임금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복지체계 개혁 없이 끌어올리기에만 집중한 섣부른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박주현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사회연대포럼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의 구조개혁, 문재인 정부가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토론 참석자들이 주목한 쟁점은 투자 부재, 국가 개입 문제 등으로 달랐지만 현 정부의 경제 개혁 접근법에 문제가 있다는 데는 동의했다.

중소기업 개편과 사회복지 시스템 구축이 우선

한국 경제의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올바른 경제 구조 개혁 방안으로 제시한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는 “정부가 염두에 뒀어야 할 중소기업 개편 문제라든지 사회복지 시스템 구축이라든지 충분한 논의 없이 최저임금 올리기에만 집중했다”면서 “최저임금 올린다고 경제가 살아난다는 건 너무 단순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는 핵심은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투자가 능사는 아니고 장기투자가 가능하도록 경제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면서 “관치금융이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국책은행이 전략적으로 제조업이 지식 집약적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은 “정승일 이사의 발언에 100% 동의한다”면서 “일자리는 투자를 해야 살아난다는 건 너무 당연한데 현 정부는 투자에 대한 고려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 내려도 기업은 투자를 안 하고 사내유보금만 쌓은 걸 우리가 봐왔다”면서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 일자리를 만들 방안에 대해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도 경제 구조 개혁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조선이나 자동차산업이 우리 경제의 고용과 생산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해 산업 생태계 활력 회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만 손 벌리는 태도 버려야

정승일 이사가 주장한 국책은행을 통한 투자 확대에 대해 반대 의견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은 “현 정부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국가가 주도한 경제 구조 개혁이 성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조선업을 예로 들어 “민간이 주도해 만든 글로벌성장혁신펀드를 활용해 우리나라 중공업 기업을 전부 합친 뒤 전세계를 지배하는 절대 강자로 키우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정부가 돈을 줄 때까지 기다린 다음 투자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민간이 글로벌 분업 생산 체계 내에서 4차 산업과 연계한 성장 방안을 각자도생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산업정책관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규제를 개혁하고 리스크를 공유하는 일은 정부의 역할로 규정하고 동시에 기업가 정신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정부와 기업 모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