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13년 콜텍 노동자 "정년 전에 복직하고 싶다"
해고 13년 콜텍 노동자 "정년 전에 복직하고 싶다"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1.08 16:49
  • 수정 2019.01.08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 종지부 찍자!” 복직 촉구 끝장투쟁 돌입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었던 지난 2007년 4월 9일 공장으로 향하던 출근길이 정리해고의 길인줄 누가 알았을까. 정리해고를 당한 지 13년째인 2019년, 콜텍 노동자 3명은 여전히 거리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와 콜텍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광화문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끝장 투쟁’을 선포했다.

이승렬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콜텍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고공농성, 단식농성 등 수없이 많은 투쟁을 진행해 왔지만 박영호 콜텍 사장은 아직도 사과할 생각조차 없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또한, 콜텍 노동자들의 싸움이 장기간 이어온 원인은 사법거래로 인한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콜텍은 ‘경영위기와 노사갈등’을 이유로 정리해고와 폐업을 단행했다. 이에 콜텍지회는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고등법원은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며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은 “미래 대비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5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권 남용 실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콜텍 판결도 사법권 남용 의혹에 포함됐다.

이인근 콜텍지회장은 “정리해고 당한 지 13년, 이제는 50대 중반의 나이로 정년이 머지않았다”며 “이 시간 동안 해고자의 삶과 가정이 파탄 났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정리해고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이 제도는 오로지 자본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영호 콜텍 사장 사과와 해고노동자 복직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과 재심 진행 ▲정리해고제 폐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8일부터 1박 2일간 끝장투쟁에 돌입한다. 오후 12시 30분에는 인사동에서 버스킹을 진행하고, 오후 4시에는 경총 앞에서 항의 액션을 벌인다. 오후 7시에는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콘서트를 연다.

9일에는 오전 11시 광흥창역에서 행진을 출발해 오후 4시 등촌동 콜텍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인다.

한편, 콜텍 사측 관계자는 “노조 업무를 담당하는 상무가 현재 해외출장 중이라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전하며 상무는 오는 2월 1일 귀국 예정이라고 밝혔다.

콜텍 노동자들이 행진을 시작하기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콜텍 노동자들이 행진을 시작하기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