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때문에 잃어버린 것
익숙함 때문에 잃어버린 것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1.11 09:45
  • 수정 2019.01.11 11: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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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기자eykang@laborplus.co.kr
강은영 기자eykang@laborplus.co.kr

있을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없어지면 존재의 귀중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본격적으로 자취를 시작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분명 필요한 건 다 샀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 보면 놓친 물건들이 꽤 있다. 음식 할 때 써야 할 소금이나 설탕, 비누와 칫솔 등등 필요한 것들은 계속해서 늘어난다.

귀중함을 느끼게 되는 건 물건뿐이 아니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필요한 물건도 많았지만 엄마의 살뜰한 보살핌 아래 편안한 생활을 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있을 때 잘 하자, 후회하지 말고!

우리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은 참 많다. 새벽부터 나와 길거리를 깨끗하게 치워주시는 환경미화원부터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을 하루 만에 집 앞으로 가져다주시는 배달원까지. 그 중 경찰도 있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치안이 우수한 나라로 평가됐으니 그들의 노력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경찰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마음동행센터를 다녀왔다. 경찰이 겪는 트라우마는 참혹한 사건현장을 만나게 됐을 때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취재 후 내 생각이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민업무를 하면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도 심하다고 한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치안센터에 들어와 난동을 부리는 시민을 진정시키는 일, 과속차량을 단속하는 일 등. 그 과정에서 경찰에게 쏟아지는 막말들은 가슴 속 깊이 비수처럼 박힌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각기 다른 이유들이 존재하겠지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경찰의 길을 택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사명감을 안고 시작한 경찰 업무가 시민들에게 격려는커녕 비난을 듣는다면 그들의 사명감은 누가 채워줄 수 있을까.

지난 해, 지구대 경찰들의 생활과 애환을 담은 드라마 ‘라이브’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경찰이란 존재에 대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와 함께 그들이 가진 사명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선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경찰에게 우리는 지금까지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까.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책임져 주는 그들에게 따뜻한 미소와 감사 인사 한 번 전해보는 거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