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목표에 쉼 없이 도전하다
새로운 목표에 쉼 없이 도전하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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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로 자리 잡은 (주)프론텍의 혁신 DNA

[리포트] 일터혁신 사례 ② 제조업

일터혁신은 기업들의 경제적 성과와 노동자의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활동은 생산적 노사관계 구축을 통한 노사의 참여와 협력이 뒷받침될 때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터가 설립되어 일터혁신을 확산하기 위한 정책을 수행했다. 이를 이어받아 2010년부터 노사발전재단에서 일터혁신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노사발전재단은 일터혁신컨설팅을 비롯해 일터혁신교육, 일터혁신지수 측정, 일터혁신컨퍼런스에 이르기까지 일터혁신과 관련된 일련의 사업들을 체계화하여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일터혁신컨설팅은 매년 각 기업의 노사로부터 신청을 받아 9개의 영역에 걸쳐 진행한다. 노사발전재단이 진행한 일터혁신컨설팅 중 두 가지 사례를 선정해 2회에 걸쳐 지면으로 소개한다.

 

경영위기, 일터혁신으로 돌파한다

지난 호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할 사례는 (주)프론텍의 일터혁신컨설팅 사례이다. (주)프론텍은 경기도 시화공단에 자리 잡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용접너트와 자동차용 공구를 생산하고 있다. 1978년에 설립돼 2018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았으며,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8년 현재 사무직과 연구직을 포함해 모두 10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주)프론텍은 용접너트를 생산하는 단조라인과 자동차용 공구를 생산하는 조립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특히 조립라인은 여성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

(주)프론텍은 품질경영시스템(ISO/TS 16949) 인증과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인증을 획득했으며,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에 선정됐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비롯해 시흥시장 표창,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으며, 남녀고용평등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프론텍은 지난 2013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노사발전재단으로부터 일터혁신컨설팅을 지원받았다. 2013년에는 장시간근로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통해 여성 시간선택제를 도입했으며, 2017년에는 일·가정양립을 위한 컨설팅을 통해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등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추진하고 있다.

(주)프론텍은 2009년부터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특히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50%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2011년을 정점으로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급격히 하락해 2013년에는 영업손실로 전환되기도 했다.

이 같은 성장 정체의 원인으로 급격한 외형 성장에 걸맞은 내부 관리 시스템과 구성원들의 문제 해결 역량이 미흡하다는 내부적 요인이 우선 지적될 수 있다. 여기에 자동차 부품업체의 특성상 완성차 업체의 지속적인 단가인하와 고품질 및 납기단축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는 점과 다른 업체와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외부적 환경이 결합되면서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주)프론텍은 이러한 경영위기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노사발전재단에 일터혁신컨설팅을 신청하게 됐다.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효율적인 업무 가능

이 같은 배경 위에서 2013년에는 우선 공구 조립라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시도했다. 공구 조립라인은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높은 라인이면서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의 비율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한 품질문제가 발생하고 있었고,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애사심 부족과 숙련도 저하로 인한 생산성 저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주)프론텍은 기존의 공구 조립라인을 U자형 셀 라인으로 변경하고 공정을 재편성하여 라인 밸런스를 극대화했다. 문제는 외국인 근로자나 일용직 근로자가 아닌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는 내국인 근로자를 충원하는 것이었다.

(주)프론텍은 시흥 여성새로일하기본부 등으로부터 전일제로 일하기는 어렵지만 일할 수 있는 여성인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사와 육아 등으로 인해 전일제로 일하기는 어렵지만, 시간만 조정된다면 일할 수 있고 일하고 싶어 하는 여성인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여성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면 인력 충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주)프론텍은 노사발전재단의 일터혁신컨설팅을 통해 시간선택제를 도입함으로써 전일제로 일하기 어려운 여성들도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설계하고 우선 1개 라인에서 시범시행에 들어갔다. 그 결과 작업에 필요한 인원은 6.5명에서 4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시간당 생산량은 1인당 22대에서 37대로 늘어났다. 라인 밸런스 효율은 94%까지 높아졌다.

이와 같은 개선이 생산직군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사무직군에서도 시간선택제를 도입함에 따라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사무직 업무는 크게 정기적인 업무와 돌발업무로 나뉘는데, 기존에는 전일제 근로자가 두 가지 업무를 병행했다. 즉 정기적인 업무를 하면서 돌발업무가 발생하면 해당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정기적인 업무에도 집중하기 어려웠고, 돌발업무에 대응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개선 이후에는 정기적인 업무를 모아서 시간선택제 근로자가 처리하게 하고, 전일제 근로자는 돌발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그 결과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돼 2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1명으로도 충분했고, 전일제 근로자는 기존의 돌발업무 외에도 개선을 위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

 

시간선택제, 기술직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주)프론텍의 시간선택제 도입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간선택제는 육아와 가사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해법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시간선택제는 단순노무직이나 판매직에 그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프론텍은 너트를 생산하는 단조라인에도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단조 업무는 공구 조립 업무와는 달리 숙련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라서, 곧바로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프론텍은 시간선택제로 채용한 여성근로자를 단조 업무가 가능한 기술인력으로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지원자들을 받아 교육훈련을 실시했다.

처음 설명회를 통해 지원자를 선발한 후 3개월여에 걸친 교육과 반복훈련을 통해 여성근로자들이 단조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자, (주)프론텍은 해당 업무 관련자들을 초청해 시연회를 열었다. 성과를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근로자들에게 성공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자신감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이 같은 시연회를 멋지게 치러냄으로써 (주)프론텍은 시간선택제가 단지 단순노무직이나 판매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직군에도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주) 프론텍 민수홍 대표이사는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해주면 근로자들은 회사에 소속감을 갖게 되고 업무에 충실하게 돼, 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주)프론텍이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근로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선택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이고, 시간선택제를 통해 회사와 근로자가 WIN-WIN 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다음 목표는 스마트 팩토리

(주)프론텍은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와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새로운 도전 목표로 설정했다. 그 일환으로 그동안 근로자가 수행하던 공정물류를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그룹웨어를 통해 전자결재를 시행함으로써 대면보고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도 스마트 워크의 일환이다.

누군가는 공정물류가 자동화되면 그동안 공정물류를 담당하던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그에 대한 민수홍 대표시사의 답은 분명하다. “그런 일자리는 없어지는 게 맞다. 대신 해당 근로자는 재교육을 통해 관리업무에 배치하려 한다.”

2017년에는 일터혁신컨설팅을 통해 재택근로제와 시차근로제(시차출퇴근제)를 설계해 도입했다. 그런데 재택근로제의 경우에는 정착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재택근로문화가 생소한 사회환경 때문인지, 재택근로일에는 업무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도의 취지와 현실이 맞아떨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이 밖에도 (주)프론텍은 기존의 업무일지 대신 각각의 업무에 코드를 부여하고 시간대별로 업무 내용을 코드로 입력하게 함으로써, 업무 내용을 객관화하고 해당 업무에 걸리는 시간 등의 정보를 통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프론텍은 장시간근로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주)프론텍의 일터혁신 사례를 통해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를 도입했는지가 아니다. 제도는 사업장의 업종과 규모, 인적 구성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혁신활동을 통해 혁신의 DNA가 기업의 조직문화로 뿌리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주)프론텍은 특정한 제도의 도입으로 성과를 냈다거나, 반대로 취지와는 달리 제도 도입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서 일희일비 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혁신의 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수홍 대표이사는 “R&D를 위한 노력도 해야 하고 제품의 판로를 다각화하기 위한 해외시장 개척도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 내에 혁신역량이 뿌리 내려야 그런 노력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주)프론텍은 지금까지의 혁신활동을 통해 다진 혁신역량을 바탕으로 더 나은 일터, 더 나은 삶을 향해 지금 이 순간에도 쉼 없는 걸음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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