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위원장 “사회대개혁, 사회적 대화 통해 실현할 것”
김명환 위원장 “사회대개혁, 사회적 대화 통해 실현할 것”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1.17 15:19
  • 수정 2019.01.21 1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노총 집행부, 오는 28일 민주노총 정기대대 앞두고 현장 순회 진행
ⓒ 이현석 기자 175studio@gmail.com
ⓒ 이현석 기자 175studio@gmail.com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오는 28일 열리는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정기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월 17일 임시(정책)대대에서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유회된 바 있다.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 등촌동 KBS아레나홀(구 KBS 88체육관)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정기대대 안건으로는 경사노위 참여 건이 포함된 2019년 사업계획 및 예산 건과 2018년 사업평가 및 결산 건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28일 정기대대를 앞둔 지난 14일,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현재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과제와 민주노총의 고민, 경사노위 참여 의지를 들어보았다.

이 인터뷰 기사는 전체 인터뷰 중 경사노위 참여 건과 관련된 내용을 일부 다룬 것으로, 한국사회 경제·일자리 문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민주노총의 정책역량 및 조직화 등 확장된 내용은 <참여와혁신> 2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추후 인터뷰 전문도 온라인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오는 28일 정기대대를 앞두고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 10월 임시대대가 한 차례 무산된 바 있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또다시 의사정족수 미달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집행부의 대안은 무엇인가? 아울러 이번 정기대대의 의미는 무엇인가?

달라진 언론의 관심만 보더라도 민주노총 정기대대를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떠나서 민주노총이라는 조직이 한국사회에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조직적 결의를 밝히는 장이기 때문에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민주노총 정기대대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나는 이것을 세상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 변화에 따라 민주노총 정기대대가 새로운 조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적 변화와 더불어 내부적으로는 조합원이 100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대의원 숫자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00명 정도가 늘어났다. 1,348명의 대의원들이 2019년 사업계획 및 예산을 두고 토론을 벌이는 장이 만들어진다. 이 많은 인원들이 모여 집중력을 발휘하고,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지는 회의 단위가 우리 사회에 몇이나 되겠나. 올해는 기존의 형식적인 참여 독려 수준으로는 정기대대를 이끌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집행부에서는 두 가지를 하고 있다. 첫 번째는 대의원들에게 대의원대회 참여와 더불어 회의에 끝까지 함께 해줄 것을 직접 호소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를 위한 현장 순회이다.

민주노총은 정기대대를 앞두고 지역별 현장 순회를 하도록 규약에 못 박아 뒀다. 현장 순회를 하지 않으면 위원장이 규약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현장 순회는 민주노총 지역본부별로 이루어지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지역본부 순회만으로는 대의원을 10% 가량 밖에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 현장 순회 규약 해석을 확장해 지역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16개 산별연맹 지도부를 직접 만나보겠다는 일정도 소화 중이다. 여기에 더해 대공장, 대규모 사업장에 있는 대의원들도 만나고 있다.

또한, 좀 더 스마트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민주노총 사업계획 책자는 1,000페이지가 넘는다. 책도 두껍고 무거워 대의원들이 챙겨가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해 사업계획 PDF파일이 담긴 USB를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민주노총의 역동적인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집도 함께 구상 중이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직접 사업계획을 들고 일일이 설명하러 다닌다는 것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시도다. 대의원들에게 이번 정기대대가 왜 중요한지, 대의원들의 참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호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현장 순회를 하고 있다.

- 현장 순회에서 만난 대의원들로부터는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가?

첫 번째는 투쟁(을 우선할 것인가) 혹은 교섭(을 우선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동안의 경험과 지난 시기의 활동 과정에서 경험 차이가 있어 큰 쟁점이 되어왔다. 두 번째는 산별노조의 방향과 단위사업장 노조와의 소통이 내셔널센터와는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 고민들이 있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결정해서 집행하면 되지 이걸 왜 대의원대회에서 하냐는 조합원도 있었고, 앞서 이야기한 투쟁 혹은 교섭이라는 점에서는 민주노총을 둘러싼 외적인 조건들이 있는데 경사노위 참여 자체에 문제가 있다,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경사노위 참여가 이번 정기대대의 핫이슈인 것은 맞다. 현재 민주노총이 투쟁해야 할 과제로 제출해야 하는 것은 2월 국회, 고 김용균과 같은 청년 노동자의 의제 등이 있지만 압도적인 관심사와 질문은 사회적 대화 참여라는 것에 모여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경사노위 참여가 이번 정기대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 같아서 올해 사업계획 등 다른 주요 내용들이 간과되는 것 아닌가하는 고민도 있다.

- 민주노총과 청와대가 지난 11월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는 언론 보도와 2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노총을 만난다는 언론 보도가 함께 나왔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정부로부터 어떤 답변을 듣고자 만들어진 자리는 아니었다. 산별 단위의 요구안을 만들어서 전달했고, 요구안에 대해서 각 산별 대표자들이 대통령에게 의견을 설명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할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청와대 답변도 필요하다면 2월 중에 고민해보자, 이 정도였다. 보도자료는 따로 내지 않았지만 각 단위에는 보고가 된 내용이었다.

지난해 연말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정부와의 관계가 많이 틀어졌던 것, 문재인 정권에서 배려하지 못한 점이 유감스럽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마련된 자리는 아니었는데 마지막 ‘고민해보자’는 내용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다는 내용으로 헤드라인이 잡혀서 곤혹스러웠다. 언론에게는 정부와의 만남이 하나의 메시지로 보였던 모양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오는 28일 정기대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 위원장이 경사노위에 참여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딱 부러지게 이야기한다면 촛불 이후 하지 못했던 사회대개혁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실현해 나가겠다는 명확한 입장이 있는 것이다.

- 위원장은 철도노조 위원장으로서 노정교섭을 경험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도 참여한 바 있다. 또 올해는 경사노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우리 사회 당면문제들을 해결하는 힘은 문재인 정부가 혼자 만들어낼 수 없다. 도리어 해결하는 힘은 국민적 공론화를 통한 여론과 실질화된 투쟁이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정부에 의해서 빨라지기도 하고, 늦어지기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노동이 주가 되어 그 의제들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자신의 정책만 관철시키려고 했던 과거의 노사정위원회, 그것을 끊어내자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현재 문재인 정부의 한계인 개혁정책의 후퇴와 지체를 끌어올려서 사회적 대화가 국민적 공론화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회적 대화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준다고 지금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해봐야 아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