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조합원 상경' 고강알루미늄지회, “노조와해 중단하라”
'전 조합원 상경' 고강알루미늄지회, “노조와해 중단하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1.24 19:02
  • 수정 2019.01.24 20: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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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150일째, 7개월간 월급 못 받아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 강은영 기자 eykang@laborplus.co.kr

알루코 서울사무소가 위치한 서초동 평화빌딩 앞 좁은 길목이 금속노조 조합원들로 가득 찼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고강알루미늄지회는 24일 오후 서초평화빌딩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울산에 위치한 고강알루미늄은 알루미늄 생산그룹인 알루코 계열사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평균 연령은 54세. 평균 근속연수는 27년이다. 청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사업장에서 알루미늄을 만드는 작업을 해 왔다.

조합원들은 회사의 노조와해 공작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2018년 8월 28일부터 150일 동안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윤장혁 울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지난 2017년 회사에 새로운 대표이사가 부임해 노조에게 생존전략 방안으로 임금삭감을 비롯해 각종 복지후생제도 폐지를 강요했다”며 “이어서 2018년에는 단체협약 32가지에 대한 개악을 강요하며 급기야 교섭위원을 불인정하고 단체협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회는 회장실 점거와 1박 2일 농성을 통해 단체협약 해지 철회를 만들어 냈다”며 “조합원들은 7개월 동안 월급봉투도 받지 못하고 은행 대출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수열 울산지부장은 “그 동안 회사와 노조는 서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이해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새롭게 선임된 대표이사로 인해 노사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90여 명의 조합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사측의 노조와해 행위를 이겨내야 한다”며 “매출액 1조 원을 자랑하는 회사가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을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날 결의대회에는 조합원들을 비롯해 가족대책위도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30년 넘게 피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직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회사는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강태희 고강알루미늄지회장은 “청춘을 다 바친 일터에서 내몰린 채 차가운 바닥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며 “일방적 단체협약 해지 통보를 받으면서 사측이 노조를 말살하겠다는 의도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알루코 회장을 만나기 위해 회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지만 얼굴 한 번 볼 수 없었다”며 “전체 조합원과 함께 투쟁을 끝장내기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회는 지난 21일부터 90여 명의 전체 조합원이 상경해 알루코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서초평화빌딩 앞에서 무기한 끝장투쟁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