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로 한 걸음 더, 금속노조의 조직화 방안
산별노조로 한 걸음 더, 금속노조의 조직화 방안
  • 강은영 기자
  • 승인 2019.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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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심, 새로운 직종에 대한 조직화 고민

[리포트] 금속노조 조직확대 계획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호규, 이하 금속노조) 2018년 조합원이 18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한 해 구조조정 진통과 퇴직한 조합원이 5,000여 명에 이르렀지만, 2만여 명의 조합원이 새로이 가입한 것이다.

지난 1월 18일 진행된 금속노조 기자간담회에서는 올해 조합원 2만 명을 늘려 ‘20만 금속노조’시대를 열어 산별노조로서 앞서가겠다고 밝혔다.

2019년 금속노조 조직화 전략은?

2018년 금속노조에는 새롭게 깃발을 꽂은 포스코지회를 시작으로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위아지회, 현대모비스지회 등이 생겨났다. 또한, 지난 6월에 상급단체가 없던 대우조선해양노동조합이 금속노조 품에 들어오면서 1년 6개월간 2만여 명의 조합원이 늘어났다.

문상환 금속노조 미조직실장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구조가 바뀌게 되면서 현장에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가입을 하게 된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1년간 조직화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던 그는 한 가지 아쉬움을 전했다. “조직화 전략에 필요성에 공감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조합원들을 위한 사업에 집중했으면 하는 분들도 있다”며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한 편으로 힘든 점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미조직 사업을 담당하는 간부들이 총 8명이며, 이들이 함께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1년 정도가 됐다”며 “올해는 지역·공단을 중심으로 4명이, 직종별로는 조선과 철강, 전기·전자 부문에서 4명의 간부들이 조직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00인 미만 중소사업장, 지역 중심으로 조직화

지난해 12월 2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전체 임금 근로자 2,000여만 명 중 2천여 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7%로, 2016년과 비교해 0.4%p 증가했다.

사업장 규모별로 살펴보면, 300인 이상 대형사업장에는 57.3%, 100~299명 사업장에는 14.9%가 노동조합이 조직돼 있다. 하지만, 30~99명 사업장에는 3.5%, 30명 미만에는 0.2%로 소규모 사업장에는 상대적으로 노동조합 비율이 낮았다.

전체 근로자 2,000여만 명 중 1,500여만 명이 100인 이하 사업장에서 근무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노동조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사업장에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적극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금속노조 미조직실은 4명의 간부가 대표적 공단이 조성돼 있는 서울, 부산, 대전, 인천으로 파견돼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공단 특성상 한 사업장에 노동조합을 세우고 교섭을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공단노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단 노동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문 실장은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본인이 나서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또한,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덩치가 큰 사업장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공단 내 각 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가장 이상적인 건 공단 내 노동자들을 조직해 공단과 노조가 교섭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휴일 보장이나 연장수당 지급 등 기본적인 내용을 가지고 교섭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완성차·조선·철강을 중심으로 조직화 돼 있지만, 대공장 사내하청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완성차의 경우, 라인작업으로 진행하니 누군가가 파업을 하게 되면 라인 전체가 멈춰 노동자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조선소는 자동차와 다른 생산 방식을 가지고 있다. 사내하청에 많은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조직화가 쉽지 않다. 문 실장은 “조합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작업에 배제되는 경우도 존재해 하청 노동자들의 경우 노조 가입에 대해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일정한 조합원 수를 확보하기 전까지 자신이 조합원이라는 걸 밝히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철강 업종의 경우, 복수노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과 비슷한 생산 구조를 띄지만,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조직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13개 사업장에 노조를 만들었지만, 이들 중 교섭권을 가지고 있는 곳을 5곳에 불과하다.

문 실장은 “열심히 조직화 활동을 통해 노조를 띄우면 복수노조가 생겨 교섭권을 두고 문제가 발생한다”며 “조직화에 힘쓴 간부들은 이 문제로 허탈함을 느끼곤 한다”고 설명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생산직을 넘어 사무직까지

제조업 공장에는 생산직도 존재하지만, 사무직들도 존재한다. 이제, 금속노조는 새로운 영역인 사무직에도 도전하고자 한다.

문 실장은 “사무직도 조직화 대상으로 두고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반응은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며 “신규 사업장 같은 경우 가급적 사무직도 함께 가입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사무직들은 부서 책임자나 채용 담당자가 아닌 경우 제한을 두지 않고 가입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부장 선까지도 가입 대상으로 확대했다. 부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책임자가 아닌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사무직 노동자들도 노동조합 가입이 필요하다. 현장에 있는 생산직을 중심으로 한 노조인 경우, 회사가 어떤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무직 조합원이 많다면 회사의 계획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사무직들의 조직화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노동자가 아닌 직장인이라는 생각이 노조 가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 하게 하고 있다.

또한, 생산직과 달리 피라미드식 구조인 사무직의 경우 진급을 위해서 노동조합은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예외는 존재한다. 한국지엠의 경우 생산직과 비슷한 수의 사무직 조합원들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문 실장은 “한국지엠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매각을 반복하다 보니 사무직 스스로 불안감이 커졌다”며 “또한, 이들은 성과급 연봉제 중심을 자신들의 힘으로 호봉제로 바꿔내는 결과도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퇴직자 조합원,
후배들의 든든한 뒷배로

2018년 퇴직하는 58년생 금속노조 조합원은 2,000여 명이었다. 올해 퇴직을 앞둔 59년생 조합원은 3,172명으로 추산된다. 이후로 정년퇴직을 앞둔 조합원들은 점점 늘어 60년생과 61년생은 4,000 명대로 증가하고, 65년생부터는 매년 퇴직하는 조합원이 6,000 명 이상으로 늘게 된다.

금속노조가 조직화 사업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 청년 노동자들을 조직화하는 사업에도 힘을 쏟는 한편 대량으로 발생하는 퇴직자들을 위한 사업도 고민하고 있다.

문 실장은 “만 60세 정년퇴직을 한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으로 다시 노동현장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을 위해 다양한 정보와 비정규직 노동을 하고 있다면 불이익을 막아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금속노조(IG Metal)는 퇴직조합원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 퇴직자들에 대해 ‘현재의 노동자들은 현 퇴직자들의 과거 어려운 정치적 투쟁에서 승리한 유산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금속노조는 현 퇴직자들의 경험을 포기할 수도 없고, 또 포기해서도 안 되며 그들이 각 현장 단위에서 공동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여전히 환영해야 한다’고 밝히며 퇴직자들이 노조 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함께 문 실장은 “독일 금속노조의 경우 퇴직 조합원들이 15~20%에 해당한다”면서 “주중 낮에 집회가 예정되면, 퇴직자들이 함께해 후배들을 위해 힘을 보탠다”며 금속노조도 퇴직자 조합원들이 후배들의 뒷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20만 금속노조를 향해

금속노조는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전국에 노조홍보 라디오방송을 진행했다. 총 423회 전파를 탄 광고는 20초의 짧은 시간이지만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금속노조가 보다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광고 이후 내부 조합원들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문 실장은 “금속노조라고 하면 매번 투쟁하는 이미지가 강한데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실제 지역별로 많은 가입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 차례 정도 더 라디오 광고를 계획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가 목표한 20만 조합원 달성은 가능할 수 있을까. 문 실장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도 조직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상급단체가 없는 노동조합들을 금속노조로 안내하는 과정도 중요하다”며 “대표적으로 르노삼성 자동차가 금속노조 전환을 걸고 당선이 됐다. 완성차인 르노삼성이 금속노조로 들어온다면 르노삼성과 관계된 부품사들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화를 위한 세부적인 계획은 오는 2월 25일 예정된 금속노조 정기 대의원대회가 끝난 후 구체화 할 예정이다. 오늘도 미조직실 간부들은 미조직 노동자들과 교류하며 노동조합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 실장은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폭력조직처럼 만들어진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노동조합 스스로도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주변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노동자로서 살아가는 삶을 가르치지 않아 노동조합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못 하는 부분이 있다”며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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